1월 20일(한국시간으로 21일)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근면함과 정직함, 용기와 공정함”을 약속한 미국의 새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취임 선서를 하는 동안 달라이라마가 건네준 카타(일종의 스카프)를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전문 블로그 「허핑턴 포스트」는 “오바마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동안 달라이라마의 카타를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고 1월 27일 보도했다.

‘카타(Kata)’란 티베트 스님들이 목에 두르는 일종의 스카프로, 달라이라마는 자신을 친견하는 사람에게 카타를 건네주며 축원을 해주곤 한다. 스님들이 수계의 징표로 카타를 건네는 것은 티베트불교의 오래된 풍습이기도 하다. 달라이라마는 2005년 민주당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를 만나 자신의 카타를 건네준 적이 있다.

취임식 당시 오바마가 지니고 있던 카타는 2005년에 받은 것이 아니라 최근 오바마의 보좌관을 통해 달라이라마가 새로이 전한 것이었다.

허핑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이자 불교신자인 왈런 루이스는 “믿기 어렵겠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불자들의 성스러운 스카프인 카타를 지니고 대통령 취임식 선서를 했다”며 감격스러운 목소리를 전했다.

이 소식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 한 통의 이메일에 의해 전해졌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미쉘 오바마의 에스코트를 담당한 리차드라는 보좌관이 행사가 끝난 직후 ‘감격에 겨워’ 티베트 불교신자인 친구 로디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리차드는 편지에서 “취임식이 열리기 직전 오바마 대통령에게 달라이라마 성하가 보내준 카타를 보여주며 (식이 끝난) 후에 전해드리겠다고 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아니다, 카타를 가지고 달라이라마와 (취임식을) 함께 하겠다’며 카타를 자신의 주머니에 넣은 채 대통령 선서를 했다”고 전했다. 리차드는 또 편지 말미에 “이 소식을 자네가 꼭 달라이라마 성하께 알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뉴스를 접한 미국의 네티즌들은 리플을 통해 오바마에 대한 기대 넘치는 환호를 던지고 있다.

“취임식 동안 카타를 지니고 있었던 오마바 대통령을 사랑한다.” (ID exhale09)

“중국에서 인권이 향상될 수 있는 조짐이 되길 기대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세계 공동체를 대표하는 의식 있는 지도자가 되길 기대한다. (patriciabukur)

“나는 오바마가 (달라이라마처럼 매우 헌신적인 인물들을 길러낸) 많은 지적인 전통, 훌륭한 믿음과 의식들을 가호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shawnsie)

“좋은 생각, 좋은 업” (mommadona)

한편 미국에서는 오바마의 취임식을 전후로 오바마와 달라이라마를 합성해서 만든 오바마라마 인형이 기념품으로 출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보편타당하고 정직한, 그리고 평화로운 세계를 꿈꾸는 미국인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달라아라마의 모습을 기대하는 심정을 표현한 것이 바로 ‘오바마라마’가 아닐까.

한 손에는 링컨의 성경을, 주머니에는 달라이라마의 카타를 지니고 대통령 선서를 한 오바마에게 세계인들은 타인에 대한 존경과 보편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미국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