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찰로부터 500m 이내의 인근 지역에는 수행환경을 해치거나 문화재를 훼손하는 무분별한 공사들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이 제정됐다. 법안은 통과됐지만 이를 심의할 수 있는 위원회는 없는 지역이 대부분이어서 각 시도마다 전통사찰심의위원회의 결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조계종은 1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토지이용규제 기본법 개정안 중 ‘전통사찰 역사문화보존구역’에 대한 향후과제를 22일 발표했다.
현행 전통사찰보존법에는 전통사찰보존구역과 전통사찰 역사문화보존구역이 명시돼 있지만, 토지이용규제 기본법에는 전통사찰보존구역만 등재돼 있다. 이번에 통과된 토지이용규제 개정법에는 역사문화보존구역이 추가돼 앞으로 전통사찰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수행환경 파괴와 문화제 훼손 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전통사찰 역사문화보존구역은 전통사찰 경내지에서 외곽으로 최대 500m 이내 지역까지 포함되며, 각 도의 전통사찰심의위원회가 구역 범위를 설정하게 된다. 이 법안은 올해 7월부터 시행된다.
현재 전통사찰심의위원회가 구성된 시․도가 서울, 경기, 부산, 제주 등 4개 지역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각 시․도마다 전통사찰심의위원회 구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조계종 문화부는 2월 13일 열리는 교구본사주지회의에서 법 개정 사실을 알리고 사찰들이 나서서 각 도마다 전통사찰심의원회 구성을 촉구하라는 내용을 홍보할 계획이다.
전통사찰보존법에 따르면 전통사찰보존위원회는 시․도지사 소속으로 구성되며, 위원장 1명을 포함한 9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하며, 위원은 역사·전통문화·전통사찰·문화재 등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중에서 시·도지사가 위촉한다. 현재 구성된 4개 시도의 전통사찰보존위원회에는 각 지역 스님이 2~3명 정도 참여하고 있다.
전통사찰 역사문화보존구역이 설정된다고 하더라도 사찰 인근 500m 지역이 모두 이 구역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전통사찰보존법은 국토이용 및 계획에 대한 법률과 일부 상충하기 때문에 도심사찰의 경우에는 그 범위가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대신 수행에 위해를 끼치는 시설들이 새롭게 들어서는 것은 상당히 제한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전에는 전통 사찰 인근 위락시설에 대해 통제할 법령이 없었으나 이번 법개정으로 인해 전통사찰보호구역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법적으로 수행환경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통사찰 중에서도 보존구역이 설정된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보존구역의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사찰 측이 비용을 들여 측량공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계종은 전통사찰보존구역과 더불어 역사문화보존구역의 측량비용의 분담 문제를 문화관광체육부 측과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