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캔사스주에서는 포대화상을 둘러싼 다소 웃긴(?) 종교편향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캔사스주의 일간지「캔사스 시티 스타」는 1월 15일 ‘포대화상은 붓다가 아니다’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살펴보았더니, 사건의 전말을 다음과 같다.

캔사스 주에 살고 있는 데이비드 엥글 씨는 일요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캔사스시 동물원에 들렀다가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배가 뚱뚱한 부처 두 명이 입구에 떡 하니 서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공공장소에는 십자가나 예수탄생 장면을 설치하면 안되는 거잖아요.”

미국에서는 공공장소에 십자가나 예수탄생, 혹은 마리아상의 설치를 철저히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타종교인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캔사스시 동물원은 동물들의 고향에 따라 각기 다른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다. 그래서 아시아는 아시아대로, 아프리카는 아프리카대로, 오세아니아는 오세아니아대로 그 이미지에 맞게 오솔길을 디자인해 놓았다. 그런데 호랑이가 있는 ‘아시아 공원’ 입구에는 포대화상을 설치해 중국 내지 불교적 분위기를 살린다는 것이 그만 ‘종교편향’에 딱 걸린 것이다.

기독교인인 엥글 씨는 그 ‘뚱뚱한’ 조상이 “명백한 우상숭배”라며 곧장 동물원 측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 기사가 「캔사스시티스타」에 실린 다음날인 16일에는 캔사스시에서 라임불교센터를 운영하는 스탠포드 라마가 “이들이 결코 붓다가 아니고, 십자가나 유대교의 촛불(menorah)과 같은 종교적 상징물과 비교될 수 없다”고 항변하는 기사가 실렸다.

곧이어 이어지는 스탠포트 라마의 설명이 걸작이다.

“나도 그들을 본 적이 있어요. 중국이나 일본에서 아이들의 수호성자로 일컬어지는 포대화상이에요. 근데 그는 붓다가 아니라 오히려 ‘산타클로스’에 가까운 인물이에요.”

스탠포드 라마는 이어 “불자들은 붓다에게 복을 빌거나 숭배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동물원 대표 랜디 위쇼프 씨는 “그저 놀랍다”는 반응이다. 위쇼프 씨는 “그 전에는 단 한번도 그 조상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몇 년전에 동물원 호랑이 길을 위한 아시아 테마를 연출하기 위해 콩크리트로 된 탑, 테라코타로 만든 무사인형, 그리고 포대화상을 같이 샀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엥글 씨의 불만은 캔사스시 동물원 게시판에 올랐고, 이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포대화상을 둘러싼 미국판 종교편향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 뉴스를 들은 어느 기자 왈, “그러게, 포대화상의 포대가 산타클로스의 선물포대와 비슷하긴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