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최고의 세일즈맨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세일즈맨쉽 강의로 국제적 명성을 갖고 있는 한국판매교육원(SPI) 권오근 박사(68)가 지난 10월 12일 저녁 구기동 삼성출판박물관아카데미(SMA) 강의에서 최근 불어 닥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으로 ‘세일즈맨쉽 무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SBS(서울방송) 개국당시 ‘권오근 성공시대’라는 아침 고정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바 있는 권오근 박사는 이날 특히 ‘다종교 경쟁사회에서 종교도 세일즈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종교 역시 그 종교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세일즈할 때 사회적 교화력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그런 의미에서 2천년 이상 자신의 가르침으로 인류 전체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부처님과 예수님은 가장 뛰어난 세일즈맨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상품의 구매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왜?(필요성) △어떤?(어떤 상품) △누구에게 살 것인가?(판매자) △얼마?(네고시에이션) △언제?(구매 시점)의 다섯 단계가 있다고 밝힌 권 박사는 “어떤 세일즈든 이런 다섯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고, 이 중 어느 한 단계에서만 제동이 걸려도 세일즈는 실패로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컨대, 불교의 경우를 든다면, △왜 종교를 가져야 하는가? △종교 중 왜 불교를 선택해야 하는가? △불교에 귀의를 동의할 경우 왜 우리 종단이나 사찰을 선택하는가? △구체적으로 귀의 후 어떤 과정을 걸어야 하는가? △언제부터 사찰에 나올 것인가?가 불교 세일즈, 즉 포교의 기본적인 5단계 과정이라는 것.

“세일즈맨은 우리 사회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명함 내놓기 부끄러운 직업이 아니라 ‘상품을 매개로 인간관계를, 인간의 정신을 다루는’ 직업”이라고 정의한 권 박사는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도 그 종교의 우수한 점을 세일즈하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일즈맨은 △판매에 적합한 적성(긍정적, 적극적 사고)을 계발해야 하고, △세일즈맨쉽(판매기술)을 갖춰야 하며, △상품에 대한 지식과 △고객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정확한 파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권오근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상품에 대한 지식만 갖추면 세일즈를 잘 할 것처럼 착각하는데, 그렇다면 그 상품을 가장 잘 팔아야 할 사람은 공장장이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권 박사는 “기업이든 종교든 어떤 분야의 조직이든 ‘모든 조직은 판매지향적 조직’일 때 살아남는다”면서 “어떤 조직이나 기업이든 자신이 팔 상품(교리)을 팔지 못하면 죽는다는 ‘Sale, or Die!’ 정신으로 무장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좋은 상품을, 사야할 사람에게, 적정 시간에, 적정 가격으로 판매하는 세일즈의 원칙은 반드시 상품을 파는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모든 공간, 모든 분야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칙이라고 거듭 강조한 권오근 박사.

그는 특히 세일즈에는 ‘3:11’의 법칙이 있는데, 이것은 ‘만족한 고객은 반드시 3사람의 고객을 끌어오고, 불만족한 고객은 반드시 11명의 안티고객을 만든다는 것’이며, 이것은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원칙이고, 특히 종교에는 그대로 들어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좌를 주선한 SMA 김종규 교장(삼성출판박물관장)은 “20년 전쯤 권오근 박사와 함께 청도 운문사에서 하루를 머물렀을 때, 당시 학장 명성 스님의 배려로 2백여 명의 비구니 스님들을 대상으로 권 박사의 예정치 않은 특별강의가 마련됐고, 강의 시작 10여분 만에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경직되어 있었던 비구니 스님들이 박장대소를 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강의가 시간을 넘겨 진행된 적이 있었다”며 “전혀 생소한 분위기에서 장내 분위기를 자기페이스로 끌고 가는 권 박사와 같은 능력이 바로 세일즈맨쉽의 전형이며, 이런 능력이 갖춰질 때 포교에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