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왼손을 잡아라!

해마다 진급 철이 돌아오면, 주위에서 회장님이란 호칭으로 불리는 군불총의 이재성 고문은 정신없이 바빠진다. 그의 왼손을 잡고 좋은 기운을 얻으려는 진급 희망자들로 주변이 크게 붐비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재성 회장의 왼손은 어떤 특별한 힘을 갖고 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군 포교 현장에서는 함께 사는 인천대 김효율 교수와 함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열성인 이재성 회장. 그러나 그를 단순히 군 포교 후원자 중의 한 분 정도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장군이 되려면 이 재성 회장의 왼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은 영관급 장교들 사이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종의 불문율이다.

이 회장의 ‘왼손의 마력’은 단순히 군에서의 진급에만 통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 사회에서, 또 일반 직장에서도 진급시기가 다가오면 전화를 걸어오는 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난다. 입소문이 번져 날이 갈수록 왼손이 바빠진다. 아마도 이런 이야기가 <미디어붓다>를 통해 더 널리 알려지면 회장님의 왼손은 혹여 닳아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재성 회장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도대체 이 회장님의 왼손에 무슨 특별한 기운이라도 있는 겁니까? 왜들 저렇게 난린가요.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재성 회장은 대답대신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나도 잘 몰라. 그런데 사람들이 내 왼손을 잡고, 기를 받아서 가면 일이 다 잘 풀린다네. 어쨌든 좋은 일이지. 아마도 평상시 늘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고 불제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알 수 없는 힘을 생기게 했는지도 몰라.”

사실 이런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에 해당된다. 그러나 왼손을 잡고 난 뒤에 영전을 거듭하는 일이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니 마냥 우연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거물급도 포함되어 있어 왼손을 잡은 사람들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살짝 귀띔으로 들어보니 놀라 자빠지고도 남을 정도로 거물급이 수두룩하다.

“믿지 않아도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왼손으로 장군을 많이 만들었지. 하하. 언젠가는 대통령을 만들 날도 있지 않을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왼손을 펼쳐 보여주는 이재성 회장. 불사라면, 또 부처님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헌신적으로 나서는 그에게 왼손의 특별한 힘이 주어진 것은 아마도 부처님께서 좋은 일에 잘 활용하라고 특별한 가피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