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대학 교수, 전문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최근 불교 수행공동체 ‘제따와나’를 결성해 화제다.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박사 미산 스님, 서울대 수학과 박사 과정 재학 중 출가한 일묵 스님, 김관영 중부대 교수(철학), 전현수 신경정신과 원장, 위파사나 수행자 김열권씨 등 60여명이 회원이다.

이들은 2002년부터 ‘불교정신치료연구회’를 만들어 불교 수행과 정신 치료를 연계해 공부해 왔다. 전현수 원장은 “환자는 대부분 ‘생각’에 시달리는데, 과거에 대한 생각은 환자를 화나게 만들고, 미래는 불안하게 한다”며 “불교 수행의 관점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황하지 않고 현재에 마음을 집중하도록 하니까 치료 효과가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미산 스님은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자살도 불교적 관점에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죽음으로 고통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자살을 하지만 불교에서는 죽음으로 고통이 소멸되지 않는다”며 “자살이 업(業)을 짓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하면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따와나’는 석가모니가 주로 설법했던 인도 ‘기원정사’의 팔리어 명칭. 현대인들이 불교를 통해 행복한 삶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앞으로 초기 불교를 중심으로 한 불교의 다양한 수행 방법과 이론을 현대 과학의 각종 성과와 접목시켜 현대인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제따와나’는 버마의 대표적 수행자인 우 아친나 파욱 스님(74)을 초청해 다음달 3일부터 한 달간 경기 남양주시 축령산 자연휴양림 내 오덕훈련원에서 ‘숨 붓다의 호흡 명상수련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숨 붓다의 호흡 명상 수련회'라고 이름 붙인 이 수련회는 정신과 의사와 상담 심리사 등이 주축이 돼 만든 '수행 공동체 제따와나'가 1년여 간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제따와나는 부처님이 주로 설법했던 '기원정사'의 팔리어 명칭이며 지난 2002년 동아리 형태의 소모임으로 시작해 모임을 키워오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 모임의 참가자들은 작년에 '불교와 정신치료학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한 주일을 단위로 모두 4차례에 걸쳐 나눠 진행하는 이 수련회에는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미얀마 출신의 파욱 스님이 특강을 하고, 그의 제자인 우레와따 스님도 수행자를 지도할 예정이다.

파욱 스님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대한불교진흥원(11월13일), 불광사(21일), 상도선원(23일), 인터넷 라디오 방송 ‘유나’(27일)에서 특별 법문을 할 예정이다.

*제따와나는?

제따와나는 처음에는 불교학자와 수행자 그리고 심리치료 전문가들이 뜻을 함께하여 ‘불교와 정신치료’라는 이름으로 수년간 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07년 여름 수련회를 계기로 부처님 당시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현대에 부합하고 사부대중이 함께 할 수 있는 승가 공동체 결성을 위한 모임을 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공동체의 명칭은 ‘제따와나’로 결정되었다. 이는 부처님께서 가장 많은 안거를 보내신 ‘기원정사’의 팔리어 명칭이다.

현대는 갈등과 대립의 구조 속에서 이기적인 삶의 형태가 늘어가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져가고 있다. 이는 재가의 삶에서 뿐만 아니라 대중생활이 강조되는 승가의 삶에서도 점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때에 건강한 불교수행 공동체의 창출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제따와나는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수행공동체인 ‘제따와나 국제명상센터(가칭)’를 건립할 계획이다. 청정한 계율을 갖춘 명상센터에서 생활하는 수행자는 수행에 전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반들과의 법담을 통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 수행이 더욱 깊어지게 될 것이다. 훌륭한 수행자가 많이 배출되면 부처님의 정수가 끊어지지 않고 지속될 것이다.

또한 국제적인 명상센터에서는 여러 국적의 수행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면서 다른 전통의 불교수행도 같이 접할 수 있다. 이런 교류는 자연스럽게 세계불교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되고 그 속에서 한국불교의 정체성도 더욱 분명하게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통합적이고 열린 관점을 통해서 갈등과 대립을 버리고 미래 수행단체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따와나는 ‘불교와 수행 연구소(가칭)’를 세우고자 한다. 21세기는 동양의 정신문화와 서양의 과학이 만나 인간의 건강과 행복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통합의 시대라고 한다. 이에 연구소를 통해서 많은 인재들을 결집하여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이론 그리고 서양의 과학과 심리치료의 성과들을 깊이 있게 연구한다. 이를 통해 현대에 맞는 수행방법과 심리치유법을 찾아내어 인류에게 제시한다.

‘불교와 수행 연구소’는 ‘국제명상센터’와 밀접한 교류를 함으로써 단지 이론적인 연구가 아니라 실제로 인류의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행법을 찾을 수 있다.

이 연구소에서 나온 여러 가지 성과들은 출판, 대중 강연, 수행프로그램의 실시 등의 방법으로 대중들에게 환원될 것이다.

이러한 제따와나의 활동은 모든 존재들이 고통을 벗어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보살행을 실천하는 하나의 길일 것이다.

(다음카페 ‘제따와나’에서 일묵스님의 소개글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