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고고관 고구려실에서 ‘고구려 무덤 벽화의 기마인물’ 이라는 주제로 작은 전시를 기획하고 10월 5일까지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쌍영총·통구12호분·감신총·개마총의 기마인물 그림이 공개되고 있다.

고구려는 기원전 37년 건국하여 압록강 유역의 여러 지역 집단을 통합하며 고대국가로 성장하였다. 이후 고구려는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활발한 대외정복과 넓은 영토를 보유하였다. 고구려의 군대는 육군과 수군으로 구성되었다. 육군은 기병과 보병으로 이루어졌는데, 이중 기병은 중장기병(重裝騎兵)과 경기병(輕騎兵)으로 구분되었다. 이들은 전투에서의 역할에 따라 무장 형태가 구분되었으며, 효과적으로 무장한 보병과 기병을 적절하게 편재해 합동으로 전투를 수행하였다.

중장기병을 『삼국사기』나 중국의 사서(史書)에서는 철기(鐵騎) 또는 철갑기병(鐵甲騎兵)이라 한다. 4세기 중후반의 안악3호분에서 중장기병은 행렬도 좌우의 바깥에서 긴창을 비껴들고 주인공을 호위하며 따르고 있고, 5세기 초반의 약수리고분에서도 행렬이 호위하고 있다. 약수리고분 벽화의 중장기병의 숫자가 안악 3호분의 것보다 2배 정도로 많은데, 이는 4~5세기에 중장기병의 숫자를 증강시켰다는 의미다.

옛 사서에는 고구려인들이 말 타기와 활쏘기에 능했다고 한다. 또한 고구려인들은 수렵을 즐겨했다. 이들에게 사냥이란 단순히 짐승을 잡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군사훈련과 같은 것이었다. 고구려 기병과 사냥 모습은 고분벽화에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는데, 고구려인의 활기찬 기상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