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300여만 명이 죽었다. 현재 북한에서는 식량난으로 북한인구의 10%인 200여만 명이 아사 위기에 처해있다. 배고픔으로 인한 환각증세로 자식을 개로 착각해 죽여놓고 인육을 팔려다 잡혀 처형당한 사람도 있다.”

현재 북한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인권 NGO ‘좋은벗들’ 이사장 법륜스님이 6월 16일 오전 10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새터민들과 함께 나와 북한동포 식량지원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좋은벗들(이사장 법륜스님)주최로 열린 ‘북한주민 6~7월 아사를 막기위한 식량 20만톤 긴급지원을 촉구하는 새터민 기자회견’에서 법륜스님은 “북한은 식량부족 사태로 대량 아사가 발생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북한은 미워하더라도 북한주민에게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법륜스님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온 새터민 이석철(가명)씨는 “현재 남한에서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둘러싸고 많은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도 김정일을 생각하면 북한에 쌀 한톨도 보내주고 싶지 않으나 북에 남은 동포를 생각하면 차마 그럴 수 없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씨는 또 “북한지원이라고 하면 북한 군부를 돕는 것으로도 오해할 수있으니 북한동포 식량지원으로 말을 바꾸자”고 제안하며, “북한동포에게 식량을 지원하면 북한주민의 의식구조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격월간지 「림진강」 편집장 최진이 씨는 “1990년대 북한의 식량난보다 지금이 몇배나 더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씨는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선진화를 선포한 대한민국이 인도적 지원의 옳고 그름을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대북문제의 책임있는 당사자로서 남한이 남한의 북한 위기상황 관리체계를 정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북한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한 새터민 장미옥(가명) 씨는 북한 식량난의 처참한 실태를 알렸다. “북한에서는 식량난이 심해지자 정부의 물품을 훔치는 사람들이 늘어가자 훔친 사람들을 처형했다. 그러나 현재는 그 수가 처형을 하지 못할 정도 늘어났다. 이미 북한의 식량 위기는 통제불능 상태이다”고 밝혔다. 장 씨가 “계속되는 식량난으로 자기 자식을 개로 착각하는 환각증세가 나타나 자식을 죽여 인육을 팔려다 체포돼 처형 당한 사람도 있다”고 말하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모두 경악하기도 했다.

새터민 김현숙(가명) 씨는 “지금 우리 새터민들이 북한의 참담함을 보며 울고만 있을 때가 아니라 북한 동포를 돕기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북한동포를 돕기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김씨는 “북한동포가 굶어죽는다면 이는 우리 새터민들의 책임”이라며 새터민들도 적극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남한으로 내려온 후 기독교로 개종했음을 밝힌 김 씨는 “자신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남한에 왔다. 나 혼자 살라고 남한에 보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을 살리라고 나를 이곳에 보낸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장로는 하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만약 그렇다면 어찌하여 북한 동포를 외면할 수 있느냐”며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성토했다.

이날 새터민들의 북한의 식량난 실태에 대한 발언이 끝난 후 호소문이 발표됐다. 또 수레에 쌀을 실어 건네는 퍼포먼스도 연출해 북한동포 지원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