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먹고 싶습니다. 밥이 먹고 싶을 때마다 그들이 생각납니다. 그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배고픔에 고통을 겪고 있을 북한 동포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북한 식량지원 기자회견을 개최한 법륜 스님은 “밥이 먹고 싶다”고 했다. 스님은 현재 20일째 단식중이다.
스님의 단식은 어느 북한관련 세미나에서 우연히 흘러나왔고, 북한식량관련 르포를 준비하던 한 방송사를 통해 그저께에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스님은 아무도 모르게 약 20여일을 단식해오고 있었다. 단식이란 더 이상 아무것도 내걸 것이 없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하는 투쟁인데, 스님은 왜 아무런 구호도 없이, 홀로 단식하고 있었던 것일까.
“굶는 사람을 위해 단식합니다. 북의 주민은 굶어 죽고 사태는 악화되는데 종교인으로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니 고통을 함께 하자는 뜻입니다. ‘배고픈 자의 고통’을 알아야 일을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차제에 북한이 무릎을 꿇게 해야한다’는 말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민이 죽는 것은 모릅니다. 기적이 필요할 지경입니다. 간절히 기도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단식을 합니다. 먹을 것 잘 것 다 해서는 일이 안됩니다. 화두를 타파할 때의 간절함이 필요합니다. 칼날 위에 선 사람 같이, 고양이가 쥐를 잡듯, 목마른 자 물을 찾듯, 굶주린 자 간절히 밥을 찾듯 해야 합니다.”
스님은 메말라 터진 입술을 침으로 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3주간은 단식을 하며 기도만 할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어떤 변화가 없으면 좀 더 자극적으로 호소할 생각입니다. 남북 모두에게 말입니다.”
스님은 아무래도 기도의 힘을 믿는 듯 하다. 작년 6월에도 30일간 단식기도를 했는데 그 결과 북한에 2000톤의 옥수수를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원래 목표치는 1000톤이었다.
스님이 단식기도를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정부가 북한에 20만톤의 식량을 긴급 지원하는 일이다. 그때까지 스님은 계속 단식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북한돕기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스님은 “나는 예수님을 존경합니다. 그가 목숨을 바치며 중생을 구원하려 한 그 마음을 존경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크리스천들이 예수의 마음을 따르고 있습니까? 불교인들은 지옥중생까지 구제하기 위해 지옥을 나서지 않는 지장보살의 원력을 잊고 있지는 않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의 가르침으로 돌아가 순수한 마음으로 북한 동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뒤이어 법륜 스님은 기자에게 꼭 이 말을 불자들에게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관세음보살은 천개의 눈과 천개의 손이 있어 아니 볼 수 있는 것이 없고 아니 만질 수 없는 것이 없이 모든 곳에 자비를 내리시고 중생을 구제하십니다. 북한의 실상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실상을 바로 보고 그들을 도와야합니다. 그것이 진실한 불자의 자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