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수행도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은 염주를 제일로 꼽을 것이다. 부처님 당시 출가 귀족들의 장신구였던 염주는 부처님이 수행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불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금강정유가염주경』등에는 염주의 수행공덕이 잘 나와 있는데, 부처님 명호를 외며 염주를 돌리면 업장이 소멸되고 심신이 안정된다고 나와 있다. 전통적인 수행도구로써 사용되던 염주는 딱딱한 목재나 옥, 호박 등 보석으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었다.

최근 실로 만든 ‘전통매듭 염주’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독실한 불자인 매듭연구가 성낙윤씨는 그동안 불교와 매듭을 접목시킬 방법을 연구해 왔다. 그래서 만든 것이 구슬형태의 가락지매듭으로 만든 염주와 단주였다. 그러다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매듭염주’ 연구에 착수했고 3년여의 노력 끝에 탄생한 염주들이 6월 10일 첫 선을 보였다. 가장 한국적인 빛깔의 실들은 탐스러운 매듭으로 묶여졌고, 그 매듭들이 무리를 이루어 종교적 도구로 재탄생했다. 예술성이 가미된 매듭염주는 수행도구를 넘어서 일상적인 옷차림에도 잘 어울려 장신구로도 손색이 없다.

성씨는 염주의 매듭을 지을 때마다 “이 염주로 기도하는 분께 소원이 꼭 이루어지게 해주세요라는 발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불교중앙박물관 관장 범아스님은 “지금까지 염주 전시회는 있어왔지만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 매듭을 이용한 최초의 염주 전시회라 그 의의가 크다”며 격려했다.

매듭염주 전시회를 개최한 성씨는 1980년 ‘성낙윤 매듭 연구실’을 열고 매듭지도와 강의를 통해 한국 매듭을 대중에게 보급했으며 매듭이 노리개나 장신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현대 주거생활에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매듭벽걸이, 매듭발 등을 연구 발표했다. 현재는 청담동에 위치한 매장에서 전통방식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각종 침구와 생활인테리어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며 맞춤제작까지 하고 있다.

전시회는 6월 16일까지 소격동 갤러리 ‘예나르’에서 열린다. 02)739-4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