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불교사 공부방 5집(발행인 김호성)이 발간됐다.
이번호에는 ‘다치하라 세이슈(立原正秋)의 『겨울의 유산』', '원영상이 본 일본불교의 중세와 근대'를 주제로 총 8편의 글이 수록됐다.
다치하라 세이슈(1926∼1980)는 재일 한국인 작가로, 일본 현대문학의 거봉을 이루는 작가다. 그의 대표작인 『겨울의 유산』은 한일 혼혈아 국동중행의 제2차대전 전의 한국생활과 대전 후의 일본 생활을 다룬 이야기로, 세이슈의 자전 소설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구름꽃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출판되기도 했다.특히 이 소설은 경북 안동의 무량사, 일본 건각사 등 사찰을 배경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설 전반에서 임제선의 분위기가 흐르는 불교적 소설로 평가된다.따라서 이 소설은 재일동포의 소설이자, 한일 양국의 근현대 공간을 다룬 작품인 동시에 불교 소설이기도 하다.
이같은 소재적 특수성을 다각도로 조명한 글들이 이번 공부방 5집에 수록됐다.오석윤 동국대 일본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이 ‘다치하라 세이슈의 작품과 생애’를, 김종진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가 ‘스승의 스승을 찾아서-구름꽃에 인용된 무용 수연(無用秀演)의 시’를, 안숙경 시인이 ‘구름꽃-외로움이 차 있는 토담길’을, 무상심 보살이 ‘겨울의 유산을 읽고’를 발표했다.
두 번째 특집인 ‘원영상이 본 일본불교의 중세와 근대’는 현재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이자 일본 교토불교대학에서 불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원영상 교수의 논문들을 소개한 것이다.일본에서 불교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이들은 많지만 일본에서 일본불교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학자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재 한국학계의 현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원영상 교수는 일본불교를 연구한 거의 1세대 연구자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호에는 원영상 교수의 ‘왕생전 연구-헤이안시대부터 에도시대까지의 전개’, ‘단가제도의 성립·정착 과정과 근대 일본불교계의 양상’, ‘일련주의(日蓮主義)의 불법호국론과 국체론(國體論)’ 등 원 교수의 논문 3편이 수록됐다.
이밖에도 교토불교대학 오노다 슌죠(小野田俊藏)의 논문 ‘메이지의 폐불훼석(廢佛毁釋)이 낳은 불교 승려의 아카데미즘과 탐험 정신’이 게재됐으며, 마성 스님의 서평 ‘한국 불교학자가 본 일본불교, 일본불교의 렌즈에 비친 한국불교-『일본불교의 빛과 그림자』를 읽고’ 등이 수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