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 등장하는 경주 미탄사의 실체가 확인됐다.
문화재청(청장 변영섭)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 발굴조사단(단장 각림 스님)는 지난 5월 1일부터 진행한 조사에서 대형 금당지로 추정되는 건물지를 확인하고 토제 나한상 등을 출토하는 등 미탄사지의 실체를 확인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시굴조사에서는 금당으로 추정되는 정면 8칸(적심 간격 5m, 퇴칸 3.5m)×측면 4칸(적심 간격 3m), 건물의 길이가 약 37m에 이르는 대형 건물지가 발견됐다. 적심은 직경 1.5m 규모이고 기단이 3면에서 확인되며, 2차례 이상 중건된 것으로 보인다.
미탄사지 추정 대형 금당지
미탄사지 원경
사찰의 동남편 건물지에서 출토된 토제나한상은 하반신이 결실되었으나 왼쪽어깨에 가사를 걸치고 우측 손을 뒷머리에 댄 채 탄식하며 절망하는 듯한 표정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눈길을 끈다. 이와 같은 나한상은 일본 호류지(法隆寺) 5층 목탑 1층 내부의 열반석가상 앞에서 통곡하는 제자상과 매우 유사한 표정을 짓고 있어 주목된다.
이 외에도 인화문토기와 납석제 호편과 뚜껑, 귀면와, 기린문전(麒麟文塼), 다양한 문양의 와당류, ‘의봉4년개토(儀鳳 四年 皆土, 679년)’, ‘습(習)’, ‘대토(大土)’, ‘정(井)’자 명문와 등이 확인됐다.
미탄사는 황룡사 남쪽에 위치한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으며 고려 후기까지 유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탄사지 주변으로는 우물과 문지 등 왕경의 흔적이 확인되어 신라 왕경(조방제)속에서의 사지 형태를 명확하게 하기위해서는 사역 주변의 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2014년부터 정밀 발굴과 복원정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월성과 월지(안압지)-미탄사지-황룡사지-분황사에 이르는 신라고도 왕경 및 사찰문화 성지순례길을 조성하는 계획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라 천 년의 고도 서라벌(경주)을 표현한 ‘사사성장 탑탑안행(寺寺星張 塔塔雁行·절은 하늘의 별만큼 많고, 탑은 기러기가 줄지어 서 있는 듯하다)’을 서라벌의 중심에서 실감케 하는 등 신라왕경 복원과 활용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발굴사업은 전국의 폐사지(옛절터) 중 보존관리 및 활용가치가 큰 절터를 대상으로 한 학술조사 및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재청이 지원하고 (재)불교문화재연구소가 2013년부터 1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한편 불교문화재연구소 7월 4일 오후 2시 미탄사지 현장에서 ‘경주 미탄사지 유적 시굴조사 현장보고회’를 문화재청관계자와 문화재위원 및 관련학자와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