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은 3월 20일 오전 10시 제197회 중앙종회 임시회를 속개했다. 임시회는 81명의 재적인원 중 45명이 참석해 성원했다.
임시회는 본회의에 앞서 도정 스님이 대표발의한 ‘동화사·마곡사 재정 특별 감사위원회 구성의 건’을 채택하고 종책질의의 건을 상정했다.
“법인법 대상 구별하도록 손질해야”
총무부 종책질의에서는 법인법 시행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범 스님은 “법인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법인등록기간을 1년 동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1년을 연장하는 개정안을 총무부가 주도한 까닭은 법 시행의지가 미약한 것이라 보인다”고 지적했다.
도정 스님은 “조계종 종정 스님이 선학원에 등록을 했다. 종정스님 계시는 곳에서 선학원 이사회를 했다. 조계종 종정인가 선학원 종정인가? 종정 스님을 위시로 분쟁을 조절하려는 노력을 집행부에서는 일체 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총무부장 종훈 스님은 기한 내의 법인법 시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항변했다.
종훈 스님은 “법인이 통칭돼 있다. 영농법인, 공공복지, 사단법인까지 모두 재단법인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등록 기한을 늦춘 것만 가지고 의지가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억지”라며 “종회 선학원대책위의 활동 결과가 보고되면 그 결과와 법 절차에 의해서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징계 등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법인의 대상이 잘 못 설정됐다는 비판도 있었다.
영담 스님은 “종교행위를 하는 법인을 제재하기 위해 논하는 것인데 성격이 다른 공익법인이나 국제구호단체와 관련된 것, 사단법인 등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어서 문제다. 구별해야 한다”며 “정관에는 ‘대한불교조계종 무슨무슨 법인’이라고 해야 하는데, 아름다운동행은 어떻게 명시하고 있나? 여기서부터 위배되고 있다. 1년 연기해도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총무부장 종훈 스님이 오심 스님의 종책질의를 듣고 있다.
종훈 스님도 법인법 관련 종헌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스님은 “종헌 9조3 항에 조계종 승려가 만든 사찰이나 법인은 종단에 등록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제재를 받는다고 하는데, 종단 재산을 출연한 법인을 넣고 복지 등 공공법인은 제외되는 것으로 구별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암 스님은 “선학원 결원 이사 충원의 건에 대해서는 총무부에서 회의를 소집해서 이사를 선정하고 그 분이 선학원에서 이사 구성을 할 때 조계종 출연이사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승려복지법, 근본적인 수술 필요”
승려복지법 시행이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총무부는 2014년 3월 현재까지 37건의 의료요양비 지원을 지급했고, 승려복지법상 지원 사업을 시행하는 교구본사는 선운사, 범어사, 통도사, 월정사라고 밝혔다.
영담 스님은 “승려복지법을 만들 때 반대하면 나쁜놈이라고 했다. 승려복지는 본사에서 해야 하는 일이지 중앙에서 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근 스님도 “승려복지는 다른 게 아니라 은사를 모시고 상좌를 잘 키우면 저절로 되는 것이다. 여기 계신 스님들 중에 승려복지 신청하고 얼마씩 받을 스님들 한 분도 없다. 양주 흥국사에서 복지원을 만들어 스님을 모집했지만 한 분도 안 왔다. 승려복지법은 근복적으로 새로 시작해서 본사에게 넘겨야지 중앙에서 할 일이 아니다. 근본적인 수술을 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도정 스님은 승려복지를 모범적으로 시행하는 사찰에는 분담금 감면 등의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종훈 스님은 검토 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정범 스님은 종책질의를 통해 총무부가 법인법 시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인 과세 꼼꼼히 따져야”
기획실 종책질의는 종교인 과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오심 스님은 “종단이 종교인 과세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조계종 총무원은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이 가지고 있는 땅이 몇 평이냐. 종교인 과세로 월급부터 뚫리면 땅에 과세 매길 것은 생각하지 못하느냐. 땅 팔아서 세금을 내야 하는 일이 생길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개인 소득에 대한 부분에 초점이 있지, 단체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스님들이 받는 종무수행비적 월급에 과세하는 것은 분명히 반대 입장을 표했다”며 “스님들이 받고 있는 급여나 보시금은 개인을 위한 소득차원이라기보다는 스님 고유 목적인 전법, 포교, 사회봉사활동에 대부분 쓰여지고 있다. 종교의 고유목적인 대사회활동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국회의원, 기재부 공무원들도 다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보 스님은 “주지는 토지를 자기 명의로 사야 한다. 내 개인 재산이 아닌데 세금을 내야 하냐”고 질문했고 일감 스님은 “그렇다”고 답했다.
현근 스님은 “스님이 입고 있는 것, 신고 있는 신발조차 부처님 것이다. 스님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부처님 것이다. 개인과 단체의 소유의 개념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상 스님은 “세금을 내는 것은 소득을 인정하는 것이고 승려법에 명시된 무소유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임시회는 총무부, 기획실, 재무부 종책질의를 마치고 오후 12시 10분 정회했다. 회의는 오후 2시 속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