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 자격을 연령 70세 이상으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계종 종헌 개정안이 부결됐다.
중앙종회는 3월 19일 속개한 제197회 임시회에서 종헌종법특위가 발의한 종헌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63명의 의원이 투표에 참가했으며 표결 결과 찬성 53표, 반대 10표로 부결됐다. 종헌 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중앙종회 재적인원 81명의 2/3 이상인 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제197회 중앙종회 임시회에 상정된 종정과 방장 자격 등을 포함한 종헌 개정안이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부결됐다.
부결된 종헌 개정안은 ▲종정 자격 연령 70세 이상 ▲‘원로회의’를 ‘원로회’로 개정 ▲원로회 의장 단임 ▲중앙종회의원의 교구종회의원 겸임 허용 ▲방장 자격은 선·교·율 겸비한 법계 대종사급, 승납 40년 이상의 본분종사 ▲방장 중임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종헌 제19장 수행 제1절 총림 제105조 2항 ‘방장은 선, 교, 율을 겸비한 법계 대종사급, 승납 40년 이상의 본분종사라야 한다’는 부분에 대한 시비가 불거졌다.
무애 스님은 “총림 최고의 지도자가 교구본사 조실보다 못한 급으로 만들어서야 되겠느냐. 승납을 45년으로 맞추고 연임 금지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애 스님은 방장 자격을 법계 대종사급, 승납 40년 이상으로 규정한 수정안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종회의원 스님들이 무애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종헌종법특위원장 장적 스님은 “법계 대종사급에서 ‘급’자를 빼면 지금 총림에 방장을 하고 계신 스님들에게 어려움이 있다. 지금 방장은 총림의 전체 부분을 관장해야 하고 총림 대중의 어른이다. 이런 부분을 종단 법계 품수와 관계돼서 모시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법계 논란에 영배 스님이 ‘법계 대종사(급)’으로 절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거수투표 결과 현행 개정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영배 스님은 또 종헌 개정안을 만장일치 통과할 것을 발의하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종단 운영의 근간을 마련한 것 같다. 종헌 개정 시에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야 한다는 종헌24장 제130조 1·2·3항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통과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무기명 비밀투표가 이뤄졌다.
그 결과 찬성 53표, 반대 10표로, 종헌 개정에 필요한 득표수 54표에서 단 1표가 모자라 결국 부결됐다.
중앙종회는 오후 12시 10분 휴회했으며, 오후 2시 속개해 비구니 호계위원법 등의 종헌 개정안을 다룰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