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41)//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헤아릴 수 없고, 셀 수 없고, 불가사의하며,

비할 바가 없고, 청정함의 궁극인

덕들을, 올바르게

자성신(自性身)은 갖춘다. [2.47]

།གཞལ་མེད་གྲངས་མེད་བསམ་མེད་པ། །མཉམ་མེད་དག་པའི་མཐར་ཐུག་པའི།

།ཡོན་ཏན་རྣམས་དང་ཡང་དག་པར། །ངོ་བོ་ཉིད་ཀྱི་སྐུ་ལྡན་ཏེ།

다섯 가지 특성에 대해 설명을 마쳤고, 2.47부터는 다섯 가지 덕에 관해 논의한다. "헤아릴 수 없고, 셀 수 없고, 불가사의하며" 라고 하였다. ①첫 번째로 "헤아릴 수 없음(Tib. gzhal med, Skt. aprameya)"은 법신(法身)은 마음으로써 헤아릴 수가 없다는 뜻이다. ②두 번째로 "셀 수 없음(Tib. grangs med pa, Skt. asaṃkhyeya, 阿僧祇耶)"은 법신(法身)의 덕·속성을 숫자로 헤아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속(世俗, Tib. kun rdzob)의 유법(有法, Tib. chos can)이라면 너무 많아서 헤아리기 어려울 수는 있어도, 본질적으로 헤아림의 영역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신은 수량(數量)을 완전히 초월한다. ③세 번째로 불가사의(不可思議, Tib. bsam med, Skt. acintya)는 생각·논리·분별의 대상에서 벗어났음을 말한다. 법신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며, 어떠한 철학적 사유의 결론이나 사상의 주제도 아니라는 것이다.

"비할 바가 없고, 청정함의 궁극인 덕들을" 이라고 하였다. 법신은 ④비할 바가 없는(Tib. mnyam med, Skt. asama, 無等) 덕을 갖춘다. 부처에 비할 수 있는 덕은 이 세간 어디에도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⑤청정함의 궁극(Tib. mthar thug pa)이라고 할 때, 청정(Tib. dag pa)은 모두 장애를 제거했음을, 궁극은 갖춰야 할 모든 덕을 갖췄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겠다.

"올바르게 자성신(自性身)은 갖춘다." 라고 하였다. 이러한 덕들이 조금도 빠짐없이 자성신(自性身)에 잘 갖추어져 있다는 뜻이다. 자성신의 덕은 수를 헤아릴 수 없지만, 범부들이 조금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5가지 덕상(德相)을 갖추었다고 설명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바로 이 5가지 덕상을 갖춘 것이 법신·자성신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광대하므로, 셀 수 없으므로,

사변가(思辨家)의 대상이 아니므로,

유일하므로, 습기까지 제거했으므로-이니,

헤아릴 수 없음 등의 순서대로이다. [2.48]

།རྒྱ་ཆེའི་ཕྱིར་དང་གྲངས་མེད་ཕྱིར། །རྟོག་གེའི་ཡུལ་ནི་མིན་ཕྱིར་དང་།

།འབའ་ཞིག་བག་ཆགས་བཅས་སྤང་ཕྱིར། །གཞལ་མེད་ལ་སོགས་གོ་རིམས་བཞིན།

2.48은 앞에서 말한 법신의 5가지 덕상에 대해 부연이다. "광대하므로, 셀 수 없으므로, 사변가(思辨家)의 대상이 아니므로, 유일하므로, 습기까지 제거했으므로" 라고 하였다. 이 내용은 2.47에서 제시된 5가지 덕상 각각의 이유들이다. 법신·자성신은 ①헤아릴 수 없음이니, 광대하기 때문이다. ②셀 수 없음이니, 그 수량을 셀 수 없기 때문이다. ③불가사의하니, 사변가(思辨家)들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④비할 바가 없으니, 유일하기 때문이다. 부처의 덕은 오직 유일하게 부처에게만 있다. ⑤청정함의 궁극이니, 번뇌장과 소지장을 그 습기(習氣)까지 모두 제거했기 때문이다.

"헤아릴 수 없음 등의 순서대로이다." 라고 한 것은, 2.47번에서 헤아릴 수 없음, 셀 수 없음, 불가사의, 비할 바가 없음, 청정함의 궁극이라고 5가지 덕상을 제시한 것을, 2.48의 각각의 이유에 순서대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잠공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①상(相)으로써 헤아릴 수가 없고, ②셀 수 없으며, ③분별심(Tib. blo)으로 생각할 수 없고, ④다른 것과 비등함이 없으며, ⑤궁극적인 청정함이라는 5가지 덕을, 자성신(自性身)은 진실하게 분리됨 없이 갖추고 있다. 본성이 허공과 같이 광대하기 때문이며, '수량이 이렇다' 라고 완전히 한정할 수 없기 때문이며, 모든 면에서 사변(思辨)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며, 오직 부처만이 지니는 덕이기 때문이며, 2가지 장애(二障)를 습기(習氣)와 함께 남김없이 제거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헤아릴 수 없음 등의 공덕을 순서대로 광대함 등의 5가지 이유와 연관하여 이해해야 한다."

다양한 법을 갖추고 사용하므로

자성(自性)의 속성(法)을 드러내므로

청정한 자비가 등류(等流)이므로

중생의 이익이 끊임이 없으므로 [2.49]

།སྣ་ཚོགས་ཆོས་ལ་རྫོགས་ལོངས་སྤྱོད། །རང་བཞིན་ཆོས་ནི་སྣང་ཕྱིར་དང་།

།ཐུགས་རྗེ་དག་པའི་རྒྱུ་མཐུན་པ། །འགྲོ་དོན་རྒྱུན་མི་འཆད་ཕྱིར་དང་།

2.49부터는 보신·수용신(報身·受用身, Tib. long spyod rdzogs pa'i sku, Skt. saṃbhogakāya)에 관해 논의한다. ①"다양한 법을 갖추고 사용하므로" 라고 하였다. 티베트어로 rdzogs은 갖춘다는 의미이고, long spyod는 사용한다는 뜻이다. 수용신(受用身)은 스스로 알고 경험하는 것 외에도, 교화 대상들을 위해, 대승의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법을 갖추어 사용한다.

②"자성(自性)의 속성(法)을 드러내므로" 라고 하였다. 수용신은 교화 대상들에게 자신의 본성(自性)으로 갖추고 있는 여러가지 속성의 법(法)들, 몸(身)의 덕과 말씀의 덕과 마음의 덕들을 드러낸다.

③"청정한 자비가 등류(等流)이므로" 라고 하였다. 보신·수용신에는 청정한 대비(大悲)가 있다. rgyu mthun pa(等流, Skt. niṣyanda)라는 것은, 흐름이 동등하다는 뜻이다. 보신은 교화 대상인 유정(有情)들의 마음과 동등하고 상응하게, 그들 각자의 능력에 맞게, 결코 흐름이 끊김이 없이 끊임없이 교화한다. 교화 대상들의 마음, 근기, 능력들이 각각 상이하므로, 보신불을 그 양상을 모두 알고 그것과 일치하게 법을 설한다.

학생 : 지금 설명하시는 속성들은 화신(化身)에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까?

켄뽀 : 보신(報身)에도 적용되는 내용들이다. 보신불의 교화 대상은 오직 보살들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보살들 중에도 다양한 근기와 능력의 차가 있기 때문이다.

무분별(無分別)로, 무공용(無功用)으로,

원하는 바를 그대로 모두 이루어주므로,

여의주의 신통으로써

구족(具足)하여 향유(受用)함에 머문다. [2.50]

།རྣམ་པར་རྟོག་མེད་ལྷུན་གྲུབ་པར། །འདོད་པ་ཇི་བཞིན་ཡོངས་སྐོང་ཕྱིར།

།ཡིད་བཞིན་ནོར་བུའི་རྫུ་འཕྲུལ་གྱིས། །རྫོགས་པར་ལོངས་སྤྱོད་རྣམ་པར་གནས།

"무분별(無分別)로, 무공용(無功用)으로" 라고 하였다. 앞에서 보신불이 교화 대상들의 근기에 맞게 법을 설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보신에는 내가 이러저러한 법을 설하겠다는 의도와 분별이 있겠는가? 없다. 분별이 없으면서(無分別, Tib. rnam par rtog med, Skt. nirvikalpa) 무공용(無功用, Tib. lhun gyis grub pa, Skt. nirābhoga)으로 이루어진다. 허공에 태양이 떠있는데,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그릇에 물을 각각 담아두면, 큰 그릇에 담긴 물의 표면에는 태양이 크게 비칠 것이고 작은 그릇에 담긴 물에는 태양이 작게 비칠 것이다. 마찬가지로 보신(報身)이 교화하는 작용도 무분별과 무공용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원하는 바를 그대로 모두 이루어주므로" 라고 하였다. 보신은 교화 대상들이 원하는 바를 그대로 이루어줄 수 있다.

"여의주의 신통으로써 구족(具足)하여 향유(受用)함에 머문다." 라고 하였다. 여의주는 분별이 없음에도 중생들의 소원을 성취시킨다. 수용신(受用身)도 그와 마찬가지이다. 신통(新通, Tib. rdzu 'phrul, Skt. ṛddhi)한 능력으로써, 대승의 모든 법을 구족(具足, Tib. rdzogs pa)하여 향유함(受用, Tib. longs spyod)에 머문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①대승(大乘)의 심오하고 광대한 다양한 법의 구족(具足)을 완전히 수용(受用)하기 때문이며, ②화현(化現, Tib. sprul pa)만이 아니라, 상호(相互, Tib. mtshan dpe)로 장엄된 자성법(自性法)으로써 업이 청정한 교화 대상에게 항상 현현하기 때문이며, ③청정한 대비(大悲)의 등류과(等流果)가 중생의 이익을 끊임없이 행하기 때문이며, ④분별(分別)과 노력(Tib. 'bad rtsol)이 없으면서 자연스럽게 행(行)에 들어감으로써, 교화 대상의 모든 욕망을 있는 그대로 희망을 완전히 충족시키기 때문이며 ⑤토대인 여의보주에 의해 다양한 색깔로 나타나더라도 그 [색깔의 현현이 여의주의] 본질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교화 대상에 의해 다양한 신변(神變, Tib. rdzu 'phrul)으로 유희(遊戱)하지만, 그 본질을 성립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속성]을 갖춘 양상으로써, 대승의 법을 구족하여 수용(受用)하는 몸(受用身)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괴 로짜와 숀누뺄의 주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대승법을 구족하여 수용하는 몸(受用身)은 다섯 가지 법으로 설정되니, ①일시에 다양하고 상이한 설법을 활용하기 때문이며 ②자성(自性, Tib. rang bzhin)이라고 한 말은 신(身, Tib. sku)의 동의어이니, [2.49에서 '자성(自性)의 속성(法)을 드러내므로.' 라고 한 것을, '신(身)의 속성을 드러내므로' 라고 해석하라는 뜻이다.] 그 속성은 대인(大人, Tib. skyes bu chen po)임을 나타내는 상(相)과 종호(種好)의 현현을 보이기 때문이며, ③마음의 '청정하고 완성된 대비(大悲)'라는 그 인(因)과 등류(等流)인, [대비의 등류과인] 중생을 이롭게 하는 다양한 행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며 ④무분별(無分別)이기에 임운(任運, Tib, lhun gyis grub pa)으로 자연스럽게 다양한 교화 대상의 원하는 바를 그대로 완전히 이루어주기 때문이며 ⑤가까이 놓인 것의 색깔과 관련되어 여의보주의 색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신통력(神通力, Tib. mngon par shes pa'i mthu)과 그로부터 나오는 신변(神變, Tib. rdzu 'phrul)의 다양한 양상을 보이지만 자신의 본성은 그것이 아니니, [보신은 이와 같은] 다섯 가지 특징으로 [있다.]"

설함, 보여줌, 행위가 끊임이 없음,

실로 행함이 없음,

그 본성이 아님을 보여주니

여기서 다양하게 5가지로 보여준다. [2.51]

།བརྗོད་སྟོན་མཛད་རྒྱུན་མི་འཆད་དང་། །མངོན་པར་འདུ་བྱེད་མེད་པ་དང་།

།དེ་ཡི་ངོ་བོ་མིན་སྟོན་ལ། །འདིར་ནི་སྣ་ཚོགས་རྣམ་ལྔར་སྟོན།

"설함, 보여줌, 행위가 끊임이 없음." 라고 하였다. ①'설함(Tib. brdzod)이 끊임이 없음'은 보신이 교화 대상의 마음에 맞는 법을 늘 설함이다. ②'보여줌(Tib. ston)이 끊임이 없음'은 보신이 교화 대상들로 하여금 헌신과 열망 등을 일으킬 수 있도록, 상호(相好)의 현현을 늘 나타냄이다. ③'행위(Tib. mdzad)가 끊임이 없음'은 교화 대상에게 나아가는 등의 여러가지 행을 함에 끊임이 없음이다. 이것이 보신의 끊임이 없는 3가지 특징이다.

"실로 행함이 없음" 라고 하였다. ④보신불은 다양한 교화행을 하지만, 보신불의 자신의 측면에서는 어떠한 행위도 노력도 없다. 무공용(無功用)이며 자연히 성취된다. "그 본성이 아님을 보여주니" 라고 하였다. ⑤부처 자신의 진정한 본성은 교화 대상들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형상과 소리 등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현현은 수용신(受用身)의 진정한 본성이 아니다.

"여기서 다양하게 5가지로 보여준다." 라고 하였다. 보신은 이렇게 ①설함 ②보여줌 ③행위의 3가지가 끊임이 없음, 그리고 ④실로 행함이 없음, ⑤본성이 아니면서 보여줌 -까지 5가지를 보여준다. 보통 보신(報身)에 대해 설명할 때는 5결정법(五決定法, Tib. nges pa lnga)을 갖추었다는 내용을 제시하는데, 여기서는 그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설교(說敎)를 하시는 것과 신(身)을 보임과 비(悲)의 행(行)이 끊임이 없으며, 그것들을 노력 없이 실로 행함이 없으면서 자연히 성취하며, 복에 의해 다양하게 현현하지만 그것은 본성이 아님을 보인다. 이 5가지 법을, 수용신(受用身)을 설명하는 여기서, '다양하게... [5가지로 보여준다.' -라고 한 것]의 5가지 특성이라고 말해야 한다."

학생 : '다양하게(Tib. sna tshogs)'는 무슨 의미입니까?

켄뽀 : '보신이 5가지 특성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 '5가지 특성으로 여러가지를 보여준다' , '5가지 여러 특성을 보여준다.' -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마치 색깔의 다양성으로 인해

보석이 비(非)실제로서 나타나듯이

마찬가지로 중생이라는 조건의 다양성으로 인해

편주(遍主)는 비실제로서 나타난다. [2.52]

།ཇི་ལྟར་ཚོན་ནི་སྣ་ཚོགས་ཀྱིས། །ནོར་བུ་དེ་དངོས་མིན་སྣང་ལྟར།

།དེ་བཞིན་འགྲོ་རྐྱེན་སྣ་ཚོགས་པས། །ཁྱབ་བདག་དེ་དངོས་མིན་པར་སྣང་།

"마치 색깔의 다양성으로 인해 보석이 비(非)실제로서 나타나듯이" 라고 하였다. 2.52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유를 이해해야 한다.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여의주인, 매우 맑고 투명한 수정 보석이 있다고 하자. 붉은 천 근처에 두면 이 수정 여의주는 붉은 색으로 빛날 것이다. 푸른 천의 곁에 두면 여의주가 푸른 색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의주 자체에는 붉은 색도 푸른 색도 없다. 내려놓은 장소의 토대에 따라 여의주의 실제 모습이 아닌 색으로 나타날 뿐이다.

"마찬가지로 중생이라는 조건의 다양성으로 인해 편주(遍主)는 비실제로서 나타난다." 라고 하였다. 수정 여의주의 색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생이라는 조건의 다양성으로 인해 보신불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그러한 다양한 현현은 보신의 실제 속성이 아니다. 여기서 '편주(遍主, Tib. khyab bdag, Skt. vibhu)'라고 한 것은 보신(報身)을 의미하며, 그 본성은 바로 법계(法界)이다. 법계는 기세간과 유정세간 일체에 편재(Tib. khayb)하며, 모든 사물의 주(主)된 성품이므로, 편주(遍主)라고 하였다. 편주는 그 교화 대상인 중생이라는 조건에 의해서, 그들의 업에 따라, 법계가 아닌 양상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보신은 일체 세간에 편재하는 본성이므로, 그것에는 다양한 형상이나 소리 등이 없다. 그러나 마치 형상과 소리 등이 있는 것처럼 나타나는데, 이것은 교화 대상의 마음에 의한 것이다.

학생 : 『화엄경』에 나타나는 비로자나불은 법신입니까, 아니면 보신입니까?

켄뽀 : 지금 『보성론』의 관점에서 보면, 비로자나불은 법신이면서 보신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로자나불은 일체 세간에 편재하는 법계(法界)를 일컫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는, 그대의 자성이 곧 나의 자성이고, 나의 자성이 곧 그대의 자성이다. 그러나 이 자성은 있는 그대로 중생들에게 현현하지 않으며, 다양한 형상과 소리 등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교화 대상들의 다양한 업의 조건에 의한 것이다.

학생 : 2.45에서 제시되었던 번뇌장, 소지장, 등지(等持)의 장애에 대해 다시 설명해주십시오.

켄뽀 : 쉽게 설명하자면, 번뇌장은 탐, 진, 치, 아만, 질투와 같은 번뇌들이다. 소지장은 이것은 좋다, 나쁘다 등의 분별이다. 등지(等持)의 장애란, 선정·삼매를 성취하는데 장애하는 것으로, 잠이 오거나 흥분되고 생각이 산란함 등이다. 등지(等持, Tib. snyoms 'jug)라고 할 때, 등(等)에 해당하는 티베트어 snyoms은 마음이 균등한 것을 의미한다. 지(持)에 해당하는 'jug은 들어간다는 의미한다. 즉 균등한 마음의 상태에 들어가는 것이 등지(等持)이다. 마음이 혼침(昏沈)과 도거(掉擧)로 치솟거나 가라앉지 않은 상태가 곧 등지라고 할 수 있다. 번뇌장과 소지장, 등지의 장애가 우리의 일상적인 마음에 현재 늘 작용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