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질서를 구축하는 느리지만 궁극적인 해법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평화적으로 대화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일관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정전 60년을 맞은 2013년. 북한은 3차 핵실험 강행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세계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 때,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사진)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제언을 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조계종과 범어사가 2월 27일 평화대회의 첫 행보로 개최한 ‘불교 평화론과 평화운동 그리고 한반도 평화’ 세미나에서 ‘남북경협을 통한 한반도 평화질서 구축 : 북한 3차 핵실험 국면’을 주제로 현재 남북 상황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먼저 북한의 3차 핵실험 배경을 국제사회에서 협상의 판도를 끌고가기 위한 것으로 보고 “대사회적으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미관계의 판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한 것이고, 자체적으로는 북한 내부의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핵실험 이후 쟁점으로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여부 △남한 핵무장론 △미국 전술핵 재배치 △대북 선제타격 △동북아 미사일방어체제(MD) 참여 등을 꼽았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다면 대화의 주체가 북미로 이동,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우리 정부가 소외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남한의 핵무장론의 경우 현실성이 낮으며 실현된다면 동북아의 핵도미노 현상의 논리를 제공해 새로운 냉전체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평화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인도적 차원의 남북관계에 유연성을 갖고, 남북 당국간 상시 대화채널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영유아 지원 등의 부분은 핵문제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고 관련국간 대화를 촉진해 평화적인 중재를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한 김 교수는 “상호 신뢰를 쌓아가면서 이에 기반한 평화적 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한 일관된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한반도 평화질서 구축을 위한 느리지만 궁극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석좌교수가 ‘불교 및 이웃종교의 평화론과 통일의 길’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고, 박경준 동국대 교수가 ‘불교의 평화론과 남북관계’를,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가 ‘불교평화운동의 합심주의적 특성과 그 실천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