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조계종 종단개혁 불사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성찰하기 위한 장이 열린다.

조계종 94년 개혁불사 20주년 기념사업추진회(위원장 법등 스님)는 2월 20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분과회의실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94년 종단개혁 기념행사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제1차 회의에는 위원장 법등 스님과 위원 현응 스님(교육원장), 도법 스님(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정우 스님(군종교구장), 법안 스님(중앙종회 부의장), 일문 스님(종회의원), 총무부장 종훈 스님을 대신해 총무국장 명본 스님이 참석했다.

19일 조계종 종무회의 결의를 통해 위원장으로 선임된 법등 스님은 회의에 앞서 “94년 개혁불사에서 20년이 지났는데 94년 이전보다는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94년 개혁정신을 올곧게 실행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되돌아보기 위해 기념행사가 마련된 것 같다”며 의견 개진을 독려했다.

추진위원회는 먼저 기념행사를 실무적으로 기획, 준비할 실행위원회를 꾸렸다. 실행위원장은 법안 스님이, 위원은 일문 스님이 맡았으며, 향후 개혁불사 참여 스님과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원, 총무원 종무원을 포함해 9~11명의 위원을 구성하기로 했다.

기념행사는 4월 10일 개혁불사 기념일을 전후로 ▲기념식 및 사진전 ▲세미나 ▲기념백서 발간 ▲관계자 구술 자료집 발간 등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원회는 상세한 행사 계획안을 실행위원회에 위임, 제2차 회의에서 보고받기로 했다.

다만 추진위원회는 기념행사가 단순한 자축행사가 아닌 객관적인 평가의 장이 돼야 한다는 기조를 명확히 했다.

법등 스님은 “유념할 것은 역사를 승자의 입장에서 미화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절차라든지 미흡한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그대로를 기술해야 후대에 전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스님은 “기념일 당일 세미나는 전반적 현황과 평가에 방점을 두고 총괄적으로 진행하되, 향후 2차 3차 세미나를 통해 향후 20년을 담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응 스님도 “백서는 단순히 기사를 모으는 자료집이 아니라 개혁불사에 대한 평가를 두루 담고 젊은 스님들이 가치와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교육 자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법 스님은 “기념행사 총론적으로는 대단한 의미와 충분한 가치를 부여하되 각론에서는 문제를 짚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 스님은 이번 행사를 통해 개혁불사 과정에서 발생한 멸빈자 등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우 스님은 “세미나를 통해 멸빈 등의 아픔을 갖고 있는 부분도 깊이 살필 필요가 있다”며 “그분들이 조계종 승려로 화장터에 갈 수 있게, 또 이미 입적하신 분들에 대한 사면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리고 말했다.

한편 추진위원회는 3월 6일 오후 2시 제2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