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종책 모임 무량회 회원 절반이, ‘선명한 야당’을 표방하며 새로운 종책모임 원융회를 출범시킴으로써 무량회가 사실상 와해됐다.

무량회는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이후 야당의 길을 가자는 쪽과 자승 집행부에 참여하자는 쪽 간의 내부 노선 갈등을 겪어오다가 끝내 해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무량회는 지난달 19일 새 집행부를 구성하며 재결속을 추진했지만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데 실패했다.

새 종책모임 원융회에 참여한 종회의원은 장명·법보·태연·도정 스님 등 4명이다. 이들은 무량회를 나와 ‘원융회’를 만들어 독자노선을 걷는다고 1월 26일 공식 선언했다. 회장은 장명 스님, 종책위원장은 도정 스님이 맡기로 했다. 원융회는 종회의원은 4명이지만, 앞으로 중앙종회 의원이 아닌 회원 참여도 예상된다. 특히 현 종회의장인 향적 스님이 종회의장 직을 맡고 있어 공식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원융회의 출범취지에 적극 찬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

원융회는 이른 시일 내에 창립 모임을 갖고 기존 3자연대에서의 활동방향과 무차·백상도량(구 보림) 다른 종책모임과의 연대 및 합당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명 스님은 26일 미디어붓다와의 통화에서 “34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일부 무량회 소속 회원들이 매우 소극적인 자세로 임했고, 보선 스님이 낙선한 이후에도 노선을 분명히 하지 않고 갈팡질팡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이에 대한 내부 갈등이 있었다”면서 “상처를 봉합하고 함께 가자는 뜻에 새 집행부를 구성하기도 했지만 진화 스님이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을 맡는 등 일부 회원이 집행부에 참여하는 등 야당이 해야 할 종단 발전을 위한 비판과 견제 등 역할에 충실히 하지 못하면서 부득이하게 ‘원융회’를 결성해 선명한 야당으로서 활동하고자 한다”고 출범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