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 스님의 주석처로 유명한 서산 천장사 진입로의 도로명(道路名) ‘고수관로’의 변경을 강력히 추진하던 천장사가 일단 이 도로의 명예 도로명을 ‘경허로’로 해줄 것을 최근 서산시에 요청했다.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은 당초 도로명 자체를 ‘경허로’로 개명하고자 했으나 도로명이 지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당장에 도로명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서산시의 입장을 일단 수용하기로 하고, 대신 ‘경허로’를 이 도로의 ‘명예 도로명’으로 하자는 시의 중재를 받아들이기고 했다고 지난 1월 18일 밝혔다.

천장사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최근 ‘고수관로’의 시작점(고북농공단지)에서 도로명 천장사길 시작점까지의 3.7킬로미터를 명예도로명 ‘경허로’로 신청한다는 공문을 서산시에 발송했다.

천장사는 이 공문에서 “경허선사는 ‘한국불교의 중흥조’, ‘한국의 달마’, ‘제2의 원효’라고 일컬어지는 분으로서 ‘경허로’를 지정하면 ‘지역문화자산’이 된다”며 서산시의 현명하고 지체없는 결정을 촉구했다.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은 이와 관련 “천장사는 경허선사와 그의 제자인 만공선사, 혜월선사, 수월선사가 입산수도한 한국불교의 성지이며, 이곳의 도로명을 ‘경허로’로 정할 경우 낙후된 서산시 고북면에 순례객과 관광객 유치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천장사에 있는 ‘경허 100주년 기념탑’과 ‘경허기념관’을 찾는 탐방객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매년 열리는 ‘경허 세미나’와 향토문화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허정 스님은 또 “도로명을 경허로로 할 경우 지명도가 높아져 경허선사의 깨달음과 자유로움을 배우는 힐링의 명소로 천장사가 자리매김할 것이며, 200만 권 이상이 판매된 소설가 최인호의 <길 없는 길>을 비롯하여 소설 <할> 등 방대한 저술 등으로 널리 소개됨으로써 불교계는 물론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서산의 위인’ 경허선사를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 스님은 당초 도로명 변경에서 명예도로명 신청으로 바뀐 배경에 대해 “일단 명예도로명으로라도 ‘경허로’를 지정하게 되어 언제든지 ‘경허로’로 명칭을 변경한다는 여지를 남겨놓고, 서산시 명예도로명 제1호라는 상징적 타이틀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