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문학계의 고민 중 한 가지가 ‘인문학의 대중화’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책상물림으로 연구에만 몰두하다가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다면 학문의 효용성은 없어지고 만다. 그러나 인문학이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육중한 무게감을 해결하지 않고는 이 문제를 풀어나갈 길은 희박하다. 그렇다고 마냥 가볍게 다가설 수도 없는 문제. 이에 불교학자들이 불교학의 대중화 문제를 다각도의 시각으로 풀어보고자 한 자리에 모였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인문한국사업센터와 동국대 경주캠 불교사회문화연구원 소속 학자들이 지난 8월 7일 금강대에 모여 불교학의 대중화 방향을 심도깊게 논의했다. 사진=금강대 제공
지난 8월 7일 금강대(총장 정병조) 불교문화연구소(소장 김천학) 인문한국(HK)사업센터는 동국대 경주캠퍼스(총장 김영종) 불교사회문화연구원(원장 유진스님)을 초청하여 ‘시민강좌로서의 백제학에 대한 가능성’의 주제로 초청강연회 및 좌담회를 열었다. 천년고도에 자리 잡고 있는 동국대 불교사회문화연구원은 최근 ‘경주학’에 초점을 두어 관련분야를 연구할 뿐만 아니라 사회로의 환원이라는 측면에서는 금강대보다 선경험자라 할 수 있다. 이에 경주가 갖고 있는 아이템의 활용방안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금강대측에서는 해외의 시민강좌 실례들과 지적된 문제점, 그리고 새로운 시각의 ‘백제학’에 대한 접근방식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를 갖게 되었다.
연이은 폭염 속에서도 불교학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데이터 분석과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모색하였다. 우선 역사학, 지리학, 불교학, 문화 등의 아이템으로 ‘경주학’의 첫발을 내딛은 동국대 불교사회문화연구원의 상세한 목적성, 방법, 미래학으로써의 지역학이 소개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대중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최우선의 과제라는 점, 역사 속 불교에 대해 최대한 쉽게 풀어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연구보다 더 어려운 길일지 모른다. 하지만 불교학자들의 훌륭한 연구업적이 사회로 원활하게 환원되는데 목적을 두고 뜻을 함께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러한 점에서 백제학보다는 백제학 안의 ‘백제불교학’으로 대중과의 소통의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의 현실에 맞는 방법이 아닌가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9월부터 11월까지는 천안을 중심으로 천안 천불사와 공동으로 불교인문강좌를 개설했다. 옛 백제권 어느 지역에서라도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의 불교인문학이 대중과의 소통하는 방법은 불교와 지역을 연계시킬 수 있는 아이템과 쉽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꾸며가면서, 답사, 공모, 강의, 출판, 언론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전개할 필요성을 공감했다.
HK사업이 반환점을 돈 현 시점에서 이젠 그동안 연구해왔던 성과들을 대중에게 환원하면서, 더욱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아울러 그러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각도의 흥미로운 인문학 강좌를 구상해야 하는 과제가 금강대학교에 남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