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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문화 근절 위한 근원적 대책 마련 시급하다
- 언론사 대표 폭행사건을 보는 불교시민사회의 입장 -
지난 18일 전직 종회의원 스님이 불교계 언론사 대표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불살생과 비폭력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제자에게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는 것인데, 하물며 출가한 스님이 재가자를 폭행하였으니, 이유와 배경을 불문하고 크게 비난 받아 마땅하다.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나아가 이 사건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대중들에게도 발로참회하여야 할 것이다. 종단은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조사하여 가해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예기치 못한 폭력으로 상처를 입은 피해자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또다시 발생한 폭력사건을 보면서 불자들은 참담하기만 하다. 지난 몇 년 동안만 해도 종단 내에서 크고 작은 폭력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주지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폭력을 부른 경우도 있었고, 스님들 간의, 혹은 재가종무원에 대한 폭행사건도 있었다.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지속되는 이유는 서로간의 차이를 존중하여,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내는 문화가 우리 불교계 안에 성숙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불교계 안에서 어떠한 폭력이든 있어서는 안된다. 이 문제에 불교의 존폐가 달려있다는 심경으로 종단내 더 이상 폭력문화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근원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길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폭력사건의 당사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매우 위중한 엄벌에 처해 다시는 공동체내에 폭력이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종회가 관련 종법과 제도를 엄격하게 정비하고, 호법부는 강력한 집행의지를 천명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폭력문화를 용인하는 불교 저변의 문화에 대한 성찰이 총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차이를 존중하지 않고 행해지는 폭언과 다툼을 비롯하여 비구-비구니, 출가와 재가간의 권위적 위계, 여성에 대한 비하 등 일상문화, 나아가 최근 불교방송의 경우처럼 불합리와 비리 등을 온존시키는 구조적 폭력에 이르기까지 폭력을 온존시키는 문화 전반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필요하다. 이보다 더 시급한 결사가 없을 것이니, 이를 종단쇄신의 주요 의제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
셋째, 교계언론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한다. 현재 교계언론의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폭언과 욕설, 분노의 배설이 거의 공해수준에 이르렀다. 보이지 않는 은밀한 곳에서의 폭력적 언어를 반복하다보면 이것이 물리적 폭력으로 외화되는 법이다. 교계언론사들이 일정기간이라도 댓글 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언어폭력의 근절과 책임있는 소통문화를 일구는데 공기로서의 책임을 모색하기 바란다.
지금 한국사회는 서로간의 차이가 존중되고, 이견이 조화롭게 조정되는 통합적 공동체로 변모하느냐, 아니면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 일상화되는 사회로 가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우리 스스로가 폭력을 근절하고, 폭력을 온존시키는 토양을 바꾸어 소통과 공존의 토대를 다지는 일은 우리 불교계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화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이번 기회에 불교계가 부처님처럼 대화하고 소통하는 공동체 문화를 확고히 정립할 수 있도록 전종단적인 성찰과 일대각성을 촉구한다. 우리 불교시민사회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갖고,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13. 3. 25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