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호국안민대법회에서 종정 명의의 ‘부촉하는 글’을 대독한 원로의원 월서 스님은 8월 16일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문건을 교계 언론사에 배포했다. 월서 스님은 이 입장문에서 “지난 8월 14일 백양사에서 개최된 호국안민대법회에서 본인이 대독한 종정예하의 ‘부촉(咐囑)하는 글’은 법회를 주관한 백양사 주지스님이 종정예하께서 직접 내려준 글이므로 법어 대독한 후 낭독할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기에 법어 대독을 마친 후 낭독하였다”며 “하지만, 법회 이후에 ‘부촉(咐囑)하는 글’이 종정예하께서 직접 작성하시거나 내리신 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본의 아니게 종정예하의 진의를 왜곡하고 사부대중을 혼란케 하여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월서 스님은 이어 “총림의 방장을 모시는 절차가 종헌과 종법에 분명히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정예하께서 내리지 않은 글을 이용하여 편법으로 총림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하여 백양사 주지와 관계자들은 종정예하께 참회하여야 할 것”이라며 “종정예하의 뜻을 왜곡하고 종헌종법의 절차를 무시한 채 총림의 방장을 추대하려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백양사 주지를 비롯한 총림 대중은 종헌과 종법을 준수하여 여법하게 총림의 방장스님을 모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도 호법부 명의로 백양사 호국안민기원대법회 시 발표된 ‘부촉(咐囑)하는 글’ 조작에 대한 입장을 16일 발표했다. 호법부는 8월 14일 백양사에서 개최된 호국안민기원대법회 시 발표된 종정예하 명의의 ‘부촉(咐囑)하는 글’이 종정예경실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것에 대하여 총무원 호법부는 종단의 교권과 법통을 부정하는 중대한 해종 행위로 간주하고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다.

호법부는 또한, 종헌과 종법에 규정된 정상적인 종무행정 절차를 무시하고 ‘산중 고유의 방식’ 등을 운운하며 종무행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하여 그 주동자는 물론이고 단순 가담하여 동조하는 자들도 승려법 제47조 1호(공권정지 5년에서 제적까지)를 적용하여 조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호법부는 이어 향후 종헌 종법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에 대하여 엄단할 것이며, 정상적인 종무행정 질서 확립을 위하여 종단 호법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 백양사를 특별감사하기로 의결했다.

한편 백양사 주지 시몽 스님은 종정 스님의 ‘부촉하는 글’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굽히고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몽 스님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작된 것은 입적한 방장 스님(수산지종)의 유시이지, 현 종정 스님의 ‘부촉하는 글’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사실상 방장추대식을 가진 암도 스님도 ‘부촉하는 글’이 종정스님이 내린 글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