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부처님인가? 왜 다시 초기불교인가? 전법 김재영 법사가 부처님의 정신, 부처님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역설했다. 법현스님의 저자거리 포교로 잘 알려진 태고종 열린선원의 부처님 진신사리 친견법회장에서의 특별강연 자리에서였다.
진신사리를 친견하는 진정한 의미와 교훈은 ‘진신사리 친견의 공덕으로 복을 구하고자 함이 아니라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정신, 부처님의 시대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역설한 것이다.

5월 5일 봉행된 열린선원 진신사리 봉행법회에서 원장 법현스님이 특별강연을 위해 참석한 전법 김재영 법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열린선원 제공
“자식이 고달프면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나그네가 곤궁하면 고향을 생각한다. 어머니와 고향은 영원한 생명의 모체이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연 김재영 법사는 “지금 우리 인생과 우리 사회가 고단하기 때문에 부처님을 생각하고, 지금 한국불교가 곤궁하기 때문에 초기불교를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들의 영원한 모성이고, 영원한 고향인 부처님과 초기불교를 통해 힘을 얻고 새로운 희망을 기약하자는 호소였다.
최상, 최선의 담마(법)은 곧 붓다의 삶이며, 룸비니에서 쿠시나가라까지 붓다의 팔십생애가 그대로 ‘무상심심미묘법(無上甚深微妙法)’이라고 강조한 김재영 법사는 “붓다의 치열한 삶을 전제하지 않는 교리와 수행법은 박제품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재영 법사는 ‘붓다 공부하기’, ‘붓다의 삶 공부하기’, ‘우리도 부처님 같이 살아가기’가 한국불교와 한국의 불자들이 가야할 현실적 대안이라며 “오늘 부처님 진신사리를 친견하는 의미는 이런 것에 대한 각성”이라고 강조했다.

사리친견 의식을 봉행하고 있는 스님들.

이날 법회의 법사로 초대된 동봉 스님 등 참석 스님들이 의식을 집전하고 있다. 스님들 사이로 합장을 한 어린 소녀가 앙증맞다.
이날 법문을 한 동봉 스님(곤지암 우리절 주지)도 진신사리 친견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극락왕생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지옥에 가고 싶다는 큰 원을 세우자. 다 같이 지옥에 가서 (이웃에) 고통 주는 요소들을 해체하겠다는 원력을 갖자”고 강조한 동봉 스님은 “<천수발원문>을 통해 ‘10원 6향의 정진행으로 열반을 이루자’를 주제로 법문했다.
동봉 스님은 “지옥의 아귀가 물을 마시면 불로 변한다”며 “아귀에게는 사랑(자비)이 없는 까닭이다”라고 말했다. “수화상극(水火相剋)을 사람들은 아주 안좋다고 말하지만, 솥에 물을 담아 (불로) 끓이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전제한 스님은 “이는 ‘물’와 ‘불’ 사이에 솥이라는 사랑(자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열린선원이 공개한 사리는 모두 11과로 미얀마 민잔에서 이운해온 부처님 진신사리라고 법현 스님은 설명했다. 열린선원은 이날부터 6월 6일까지 매일 10~11시 진신사리 친견 및 정진을 이어간다.
열린선원은 개원 7주년 기념일인 6월 6일에는 원법 스님(태고종 원로의원)을 초청해 다회와 법회를 봉행한다.
열린선원 원장 법현 스님은 “이번 행사는 희사 받은 진시사리를 통해 부처님과 우리의 삶을 돌이켜보고자 마련했다”며 “열반을 얻기 위한 정진에 관한 바른 배움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