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찰은 많은 유물을 보유하고 있고 또한 그 자체로 오래된 유적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처음의 모습을 지켜오고 있지 못하다. 화재나 전쟁 등으로 소실돼 후대에 혹은 최근에 다시 지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네 절집에 눈에 보이는 유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절집들은 그보다 더 오래된 이야기들을 몇 개쯤은 가지고 있다. 바로 설화와 전설이다.
설화와 전설은 그 자체로 재미있는 문학작품이지만 불교의 그것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즉 불교의 가르침과 역사 등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인과응보, 윤회, 보시공덕, 불보살의 가피 등 불교의 기본 사상과 전법의 의지가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 형태로 나타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사찰의 창건이나 중창에 관련된 설화놔 전설은 그 절집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자료로써의 가치도 지닌다.
김영숙 작가는 전국의 사찰은 여행하면서 각 사찰에 전해오는 옛이야기들을 모으고, 그 절집과 관련된 주변 이야기와 여행의 단상을 엮어 <우리 절집의 옛이야기와 한담>(운주사)을 펴냈다.
이 책에는 금련사 마하사, 금정산 범어사, 청성사 내원사, 내연산 보경사, 비슬산 용연사, 팔공산 파계사, 불령산 수도암, 태조산 도리사, 능가산 내소사, 금오산 향천사, 삼각산 청룡사, 북한산 승가사, 수락산 흥국사, 화산 용주사, 소요산 자재암, 칠현산 칠장사, 낙가산 보문사, 오봉산 낙산사, 설악산 오세암, 태백산 정암사 등 20개의 사찰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들 절집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전설 하나하나에는 단순히 재미삼아 눈요기로 넘겨보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속에는 불교의 가르침과 당시의 시대적 상황, 해당 절집의 역사, 그 절집과 함께한 스님들의 이야기, 민중들의 염원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230쪽, 1만 원.
지은이 김영숙은?
부산 출생. 고등학교 때부터 가졌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전공이 되어 대학과 대학원에서 한국사를 공부했다. ‘조선 후기 향촌 사회’에 대한 공부가 깊어질 즈음에 시작된 불교와 불교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공부가 업이 되어 현재 대학의 관련학과에서 한국사와 불교문화재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절집 길라잡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