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사승가대학․율원의 스님들 21명이 비구니승가대학에서는 처음으로 강원 재학 중에 사회복지 전문학사자격을 취득한다. 지난 2010년 3월에 구미1대학 특수보육계열 아동복지과에 입학한 스님들은 2년 동안의 사회복지 전문교육과정을 마치고, 2012년 2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문 밖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학인스님들에게 청암사에서 불교복지지도자 양성의 일환으로 국가자격증 취득을 위한 길을 열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사회복지 교육을 받고 있는 청암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 사진=청암사 제공.
이러한 결과를 맺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으로 전문성을 갖추어 대승보살의 역할을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학장 의정지형 스님의 원력과 결단이 큰 배경이 되었다. 졸업을 앞둔 21명의 스님들은 아동복지전문학사는 물론이고, 사회복지사2급·보육교사2급·실기교사2급 자격증을 취득하며, 동국대학교를 비롯한 일반대학교에 3학년으로 편입이 가능하다.
또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하여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할 예정이다. 스님들은 또 직지사복지재단 산하인 여성 긴급전화 경북1366센터(여성폭력예방 및피해자보호지원)에서 여성가족부 인증 가정폭력전문상담원 자격도 취득했다.
청암사승가대학·율원에서는 향후에도 학인스님들에게 사회와 연계된 전문프로그램 교육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청암사율원과 함께 구미1대학의 졸업을 앞둔 명행 스님(제4회 율원졸업 예정)은 “내가 몸담고 있는 현실사회와 나와의 관계, 이와 더불어 향후 승려로서의 나의 삶을 조망해보니, 자비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우리와 같은 스님들이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고서 이들을 위한 역할을 실천하고 선도해야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입학을 결정하게 되었다”며 “이런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격려해준 학장 지형 스님<<STRONG>왼쪽 사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동복지과를 졸업하는 도월 스님(청암사율원 연구생)은 “구미1대학 특수보육과에 입학하여 힘들었지만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며 “늘 복지에 대한 환상만 가지고 있었는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바탕으로, 그런 일들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역시 구미1대학 특수보육계열 아동복지과 졸업을 앞 둔 혜전 스님(제26회 청암사승가대학 졸업예정)도 “빡빡한 강원일정과 구미대학의 수업일정을 동시에 소화해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며 “하지만 이 공부를 해나가면서 수행과 포교는 서로 떼어내서 생각할 수 없을만큼 서로 깊이 연관되어있으며, 미흡하나마 중생구제라는 원력을 바탕으로 한 나름대로의 불교적 사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미1대학을 졸업하는 현공 스님(청암사율원1학년)은 “승가도 예전과 달리 자격증과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가정폭력전문상담원 교육을 청강 중이며 졸업 후 노인요양보호사교육도 이수해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이니 이번에 졸업하는 우리 스님들은 종합복지전문가가 되는 셈”이라고 자부심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