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51)//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자타의 소지(所知)의 사물을 모두 알고 알게 하므로
버릴 사물을 버렸고 버리게 하며, 의지할 바를 의지하게 하므로,
무상(無上)이며 실로 무구(無垢)한 성취 대상을 성취하고 성취하게 하므로,
자타에게 이로운 것을 설하므로, 선인(仙人)은 어디에도 걸림이 없다. [3.9]
།བདག་གཞན་ཤེས་བྱའི་དངོས་པོ་རྣམ་ཀུན་ཤེས་དང་ཤེས་མཛད་ཕྱིར།
།སྤང་དངོས་སྤངས་དང་སྤོང་མཛད་ཕྱིར་དང་བརྟེན་བྱ་བསྟེན་པའི་ཕྱིར།
།ཐོབ་བྱ་བླ་མེད་ཤིན་ཏུ་དྲི་མེད་ཐོབ་དང་ཐོབ་མཛད་ཕྱིར།
།རང་གཞན་དོན་ལྡན་གསུང་ཕྱིར་དྲང་སྲོང་གང་དུའང་ཐོགས་པ་མེད།
"자타의 소지(所知)의 사물을 모두 알고 알게 하므로" 라고 하였다. 부처는 자타(自他)가 알아야 할 바의 소지(所知)를 모두 알고 있다. 자기가 알 뿐만 아니라, 교화 대상들에게도 알게 한다. "버릴 사물을 버렸고 버리게 하며" 라고 하였다. 버려야 하는 바를 자기 자신도 버렸으면서, 교화 대상인 유정들에게도 버리게 한다. 여기서 '알아야 할 바(所知)'는 고제(苦諦)에 해당한다. 그리고 '버릴 바(所斷)'은 집제(集諦)이다. 부처는 업과 번뇌를 자기 자신도 버렸으면서, 교화 대상인 유정들도 버리게 한다.
"의지할 바를 의지하므로," 라고 하였다. 이 말은 의지할 바인 '도제(道諦)'에 자기 자신도 의지하면서 교화 대상인 유정들도 의지하게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무상(無上)이며 실로 무구(無垢)한 성취 대상을 성취하고 성취하게 하므로" 라고 하였다. 위 없으면서 참으로 무구(無垢)한 성취를 자기 자신도 이루었음은 물론, 유정들에게도 성취하게 한다.
"자타에게 이로운 것을 설하므로, 선인(仙人)은 어디에도 걸림이 없다." 라고 하였다. 선인(仙人, Tib. drang srong)은 부처를 가리킨다. 부처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것들[4무외]의 작용은 이러하다. 자타(自他)의 소지(所知)의 대상인 고제(苦諦)를 모든 측면에서 자기 자신이 알고, 타인도 알게 하기 때문이며, 자타가 버릴 바인 집제(集諦)를 자기 자신이 버리고 다른 이들도 버림으로 이끌기 때문이며, 자타가 의지해야 할 바인 도제(道諦)를 자기 자신도 의지하며 다른 이도 의지하게 하기 때문이며, 자타가 성취할 바인 실로 무구(無垢)한 멸제(滅諦)를 자기 자신도 성취하며 다른 이도 성취하게 하기 때문이며, 성스러운 4가지 진리의 의미를 자신이 실현하고서 다른 이에게 그 의미를 진실하게 설하므로, 위대한 선인(仙人, Tib, drang srong chen po)인 구경각(究竟覺)둘운 사문(Tib. dge sbyong)과 바라문(Tib. bram ze) 등의 모임 어디든지 정법을 설함을 성취함에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이 숲의 가장자리에서 늘 두려움이 없고
동물들 사이에서 겁 없이 다니듯이
마찬가지로 집단 안에서 성자의 왕인 사자도
잘 머물고, 의지함이 없는 견고한 능력을 갖추고 머문다. [3.10]
རི་དགས་དབང་པོ་ཇི་ལྟར་ནགས་མཐར་རྟག་འཇིག་མེད། །
རི་དགས་རྣམས་ལ་སྐྲག་པ་མེད་པར་རྒྱུ་བ་ལྟར། །
དེ་བཞིན་ཚོགས་ནང་ཐུབ་པའི་དབང་པོ་སེང་གེ་ཡང་། །
ལེགས་གནས་ལྟོས་མེད་བརྟན་པའི་རྩལ་དང་ལྡན་པར་གནས། །
다시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보자. 우리는 지금 덕(德, Tib, yon tan)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부처의 덕에는 법신(法身)의 버림의 덕(Tib. bral ba'i yon tan)과 색신(色身)의 성숙의 덕이 있다. 그중에서 버림의 덕에 대해 설명한다. 버림의 덕에는 32가지가 있는데, 그중 10력은 이미 논의하였고 4무외에 대한 언급이 이어진다. 3.10에서는 그 비유가 제시된다.
"동물의 왕이 숲의 가장자리에서 늘 두려움이 없고" 라고 하였다. 동물의 왕(Tib. ri dags dbang po, Skt. mṛga-indra)이란 사자를 가리킨다. 숲의 가장자리(Tib. nags mthar)는 다른 짐승들은 두려워 감히 노닐지 못 하는 곳이다. 그러나 사자는 그 곳에서 홀로 머문다. 그렇게 머무르면서 사자는 조금의 두려움도 없다. 그리고 "동물들 사이에서 겁 없이 다니듯이" 라고 하였다. 사자는 다른 짐승 그 무엇을 상대해도 두려움이 없다. 그래서 늘 두려움이 없이 여러 동물들 사이를 다닌다. 3.10의 1행과 2행은 이렇게 무외(無畏)의 비유를 제시한다.
"마찬가지로 집단 안에서 성자의 왕인 사자도 잘 머물고, 의지함이 없는 견고한 능력을 갖추고 머문다." 라고 하였다. 성자의 왕인 사자(Tib. thub pa'i dbang po seng ge, Skt. muni-indra-siṃha)는 바로 성자들의 으뜸이고 왕인 부처를 가리킨다. 부처는 마치 사자와 같다. '잘 머문다.'는 것은, 성자의 왕인 부처는 신, 구, 의에 어떠한 잘못도 없이 머문다는 의미이다. '의지함이 없는' 이라는 것은, 동물은 물론 무정물인 나무와 풀 등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음이고, '견고한 능력을 갖추고 머문다.' 라고 하였으니, 견고함 속에 머무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이다. 부처는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머문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어떠한가? 마치 백수(百獸)의 왕인 사자가 숲의 가장자리에서 항상 두려움이 없으며, 다른 짐승들을 두려워하지 않듯, 마찬가지로 무리의 모임 중에서도, 성자의 왕인 사람의 사자(人獅子, Tib. mi'i seng ge)는 두려움이 없이 잘 머문다. 다른 유정이 [부처] 자신과 같지 않음을 보시고 다른 이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삼매가 견고하며, 무명습기지(無名習氣地, Tib. ma rig bag chags kyi sa)를 넘어섬을 갖추고 머문다."
3.11부터는 18불공법을 논의한다.
잘못과 잡설이 없고
스승은 념(念)이 쇠퇴하지 않으며
등지(等持)가 아닌 마음이 없고
온갖 상(想)도 없다. [3.11]
།འཁྲུལ་དང་ཅ་ཅོ་མི་མངའ་སྟེ། །སྟོན་ལ་དྲན་པ་ཉམས་མི་མངའ།
།མཉམ་པར་མ་བཞག་ཐུགས་མི་མངའ། ། འདུ་ཤེས་སྣ་ཚོགས་ཀྱང་མི་མངའ།
10력, 4무외, 18불공법의 교의는 『현관장엄론』 (Tib. mngon rtogs rgyan, Skt. abhisamayālaṃkāra)에서 상세하게 논의된다. 자세히 알고자 하는 이는 그 논을 열람하도록 하라. 『현관장엄론』 에는 총 8개의 장이 있는데, 그 중 마지막인 제8장인 법신(法身)의 장에서 이 주제가 제시된다.
18불공법은 주로 성문 및 연각과 부처가 무엇이 다른지 제시한다. "잘못과 잡설이 없고" 라고 하였다. 18불공법 중 첫 번째가 ①몸에 잘못이 없음(Tib. sku 'khrul ba med pa)이다. 성문과 연각은 몸에 잘못이 있으니 그들은 땅 위를 걸어다니는 중에 사나운 뱀을 밟는 등 신체적인 실수와 허물을 저지른다. 그러나 부처의 몸에는 그런 허물이 없다. ②잡설이 없음(Tib. ca co med pa)은, 성문과 연각이 간혹 시끄럽게 웃거나 고함을 치는 등의 잡스러운 소리를 내는 것과는 달리 부처의 언어에는 결코 잡스러운 경우가 없다.
"스승은 념(念)이 쇠퇴하지 않으며" 라고 하였다. ③부처는 념(念, Tib. dran pa, Skt. smṛti)을 지키지 않은 상태가 결코 없으며, 마음이 늘 깨어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등지(等持)가 아닌 마음이 없고" 라고 하였다. ④부처는 항상 마음이 등지(等持, Tib. mnyam bzhag, Skt. samāhita)에 머물지 않는 경우가 없다.
학생 : 부처는 등지(等持)와 후득(後得)의 마음의 차별이 없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켄뽀 : 그렇다.
"온갖 상(想)도 없다." 라고 하였다. ⑤부처에게는 온갖 상(想, Tib. 'du shes, Skt. saṃjñitā)이 없다. 우리 마음은 수시로 걱정에 사로잡히며, 조금의 곤란이라도 생기면 마음이 결코 견고하지 못하고, 안정되지 못하기에 짧은 시간에도 온갖 생각이 생겨난다. 반면에 부처의 마음은 늘 견고하다.
분석하지 않는 무기(無記)가 없으며
열망, 정진, 념(念),
지혜, 해탈, 해탈의
지혜의 통찰이 쇠퇴함이 없다. [3.12]
།མ་བརྟགས་བཏང་སྙོམས་མི་མངའ་སྟེ། །འདུན་དང་བརྩོན་འགྲུས་དྲན་པ་དང་།
།ཤེས་རབ་རྣམ་གྲོལ་རྣམ་གྲོལ་གྱི། །ཡེ་ཤེས་གཟིགས་པ་ཉམས་མི་མངའ།
"분석하지 않는 무기(無記)가 없으며" 라고 하였다. ⑥부처가 무기(無記, Tib. btang snyoms, Skt. upekṣā)에 머무는 경우가 있으나, 아무런 분석도 없는 상태에 머무는 것이 결코 아니다. 외도들이 석가모니불께 질문을 했을 때, 부처께서 어떠한 답도 하지 않고 무기(無記)에 머무신 적이 있다. 왜 무기에 머무셨는가? 만약 외도들이 명명하는 대로 이름을 붙이고 개념화한다면 그것이 실상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도들이 아(我)가 존재하느냐 묻는데, 그들은 이미 아(我)가 존재한다고 상정하고 질문을 하는 것이기에, 답하더라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서 부처께서는 무기에 머무셨다.
3.11에 나온 5가지와 3.12의 첫 번째 행의 1가지를 포함하여 총 6가지가, 행위에 속하는 6가지(Tib. spyod pa's bsdus pa drug)이다. 그리고 3.13의 2행부터는 '깨달음에 속하는 6가지(Tib. rtogs pa ma 'dres pa drug)'에 해당하는 6가지 항목이 제시된다. "열망, 정진, 념(念), 지혜, 해탈, 해탈의 지혜의 통찰이 쇠퇴함이 없다." 라고 하였다. ⑦열망(Tib. 'dun pa, Skt. chanda)이란, 이타(利他)의 열망이 결코 그 언제라도 쇠퇴함이 없음을 의미한다. ⑧정진(精進, Tib. brtson 'grus, Skt. vīryata)은, 이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함이 언제라도 쇠락함이 없음이다. 이타의 열망이 쇠퇴함이 없기에, 그것이 동기가 되는 정진도 약해짐이 없다. ⑨념(念, Tib. dran pa, Skt. smṛti)이 쇠퇴함이 결코 없으며, ⑩지혜(Tib. shes rab, Skt. prajñā), 즉 무구(無垢)의 지혜가 결코 쇠퇴함이 없으며, ⑪해탈(Tib, rnam grol, Skt. vimukti)은 장애로부터 벗어남이니 결코 쇠퇴함이 없으며, ⑫해탈의 지혜의 통찰, 즉 해탈지견(解脫智見, Tib. rnam grol gyi ye shes, Skt. vimukti-jñāna-darśana)은 오직 지(智)로써 자성(自性)을 늘 보고 계심이니 결코 쇠퇴함이 없다.
행위들은 지혜가 선행하며
시(時)에 지혜가 장애가 없으니
그와 같이 이 18가지는, 다른
스승과 공유되지 않는 공덕이다. [3.13]
ལས་རྣམས་ཡེ་ཤེས་སྔོན་འགྲོ་དང་། །དུས་ལ་ཡེ་ཤེས་སྒྲིབ་པ་མེད།
།དེ་ལྟར་བཅོ་བརྒྱད་འདི་དང་གཞན། །སྟོན་པའི་མ་འདྲེས་ཡོན་ཏན་ཡིན།
"행위들은 지혜가 선행하며" 라고 하였다, 여기서 '행위들'은 부처의 ⑬몸의 행위 ⑭말씀의 행위 ⑮마음의 행위를 각각 가리키니, 부처는 이 모든 행에 항상 지(智)가 선행한다. 몸으로써 행위할 때 지혜가 선행하며, 이러한 행위를 하면 미래에 어떻게 될지 지혜로써 모두 통찰한다. 말씀과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이 3가지가 '행위의 3가지 불공법(Tib. phyrin las ma 'dres pa gsum)'이다. 그리고 "시(時)에 지혜가 장애가 없으니" 라고 하였다. ⑯과거 ⑰현재 ⑱미래의 3세에서 부처의 지혜는 어떠한 장애가 없이 명확하게 모두 통찰하신다. 이것이 '지혜의 3가지 불공법'이다.
성문 및 연각은 무기(無記)에 머물러 답하지 않을 때, 지혜로써 분석하고 있는 것이 아닌 경우가 있다. 반면 부처에게는 그런 경우가 없다. 그리고 성문 및 연각은 너무 기간이 오래된 일은 알지 못 하지만, 부처는 시간적 제약으로 알지 못 하는 바가 없다. 부처님 재세 시에 성문 아라한 사리불이 늙은 재가자 쉬리자따(Skt. Shrijata, Tib. khyim bdag dpal skyes)에게 그대에게는 선근(善根)이 전혀 없으므로 출가할 수 없다고 거절하였으나, 부처께서 보시니 매우 오랜 겁(劫) 이전에 돼지의 몸으로 태어나서 탑의 주위를 돌았던 인연이 있다고 하시며 허락하신 바가 있다. 이처럼 부처의 지혜에는 시간적인 제약이 없으나, 성문 및 연각의 지혜에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다.
행위에 속하는 6가지, 깨달음에 속하는 6가지, 행위 3가지 불공법, 지혜 3가지 불공법으로 총 18가지가, 다른 그 누구와도 섞이거나 공유되지 않는 법, 즉 18불공법이다. 이 18가지 법은 오직 부처에게만 있다.
잠곤공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행위에 속하는 6가지는, ①몸의 행위에 잘못이 없음 ②말씀의 행위에 잡설이 없음, [그리고] 마찬가지로 ③스승은 마음에 념(念)이 쇠함이 없음 ④등지(等持)를 마음으로 지니지 않음이 없음 ⑤온갖 상(想)이 없음 ⑥각각 분석하지 않는 무기(無記)가 없음 -이다. 깨달음의 6가지 불공법(不共法)은, ⑦열정이 쇠퇴함이 없음 ⑧정진 ⑨념(念) ⑩지혜 ⑪장애로부터 벗어남에 각각 쇠퇴함이 없음과, ⑫해탈지견(解脫智見)에 쇠퇴함이 없음이다. 여기서 삼매를 [별도로] 헤아리지 않은 것은, '등지하지 않는 마음이 없음'에 포함되는 것으로 의도하셨기 때문이다. 행위의 3가지 불공법은, ⑬몸 ⑭말씀 ⑮마음의 행위들 [각각]에 지(智)가 선행하여 지(智)의 이후에 나아감을 얻음이다. 지(智)의 3가지 불공법은, [⑯과거 ⑰현재 ⑱미래의] 3세의 소지(所知)에 마음이 닦임으로써, 3세(三世)에 탐착 없고 걸림 없고 장애 없는 지견(智見)을 성취함이다. 이와 같이, 18불공법과 그 외에도, 몸의 수명이 무량하며, 정수리를 볼 수 없으며, 뵙자마자 유정(有情)들의 허물을 적정(寂靜)하게 하며, 경에서 법의(法衣)가 4손가락 간격으로 신체에 닿지 않음 등으로 말씀하신 것들도, 불공법의 덕이다. 이것들은 이전에 학도(學道)에서, 길 잃은 유정들에게 틀림이 없는 도(道)를 보여주는 등이 원인이 되니, 성문 및 연각 등의 덕과는 섞이지 않는 특별하고 경이로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