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민병천)이 주관하는 제2회 원효학술상 시상식이 4월 29일 다보원에서 열렸다.
이날 △교수 부문 논문 우수상(優秀賞) 박태원(朴太源) 울산대 철학과 교수(수상 논문 ‘간화선 화두간병론(話頭揀病論)과 화두의심의 의미)는 상패와 상금 500만원를 △비(非)전임교수 부문 저서 우수상(優秀賞) 서울대 대학원 강사 명법(明法) 스님(수상 저술 <선종과 송대 사대부의 예술정신>)은 상패와 상금 400만원을 △학생 부문 논문 동상(銅賞) 최성호(崔成昊) 서울대 철학과 박사과정(수상 논문 ‘담연의 수행론에서 돈(頓)·점(漸) 개념 용례 분석- 교판론을 중심으로)은 상패와 상금 200만 원을 각각 받았다.

제2회 원효학술상 시상식이 29일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수상자인 최성호, 명법스님, 박태원 교수, 김규칠 진흥원 상임이사, 이한구 심사위원장.
시상에 앞서 심사위원장 이한구 교수(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심사평을 통해 “접수된 훌륭한 논문과 저술이 다수에 이르렀으며, 심사위원들은 충분한 검토와 공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뽑았다”고 전제하고 “다면 각 부분에 대상작을 내지 못한 것은 수상작으로 선정된 논문과 저술이 매우 훌륭하고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원효학술상의 제정취지인 불교의 현대화와 세계화라는 지향에 100% 일치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병천 이사장도 인사말을 통해 “심사위원과 수상자 모두에게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한불교진흥원이 대원상에 이어 작년부터 원효학술상을 제정해 시행하는 것은 불교학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 격려를 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민 이사장은 “원효학술상이 앞으로 더 발전해 한국불교학이 더욱 발전해 현대화와 세계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태원 교수는 수상소감을 통해 “남방불교와 북방불교가 본격적으로 조우하고 있는 시대를 맞았지만 아직까지는 두 불교전통이 조금은 낯설고 갈등과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논문은 바로 이런 흐름에서 두 불교전통의 소통과 상호교류를 통한 불교의 발전을 모색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전의 불교에서는 북방의 불교를 두고 과연 불교인가?라는 의문을 보내며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고, 북방의 불교에서는 남전의 불교를 두고 과연 남전의 불교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부합하는지, 또 그 교학적 수준 면에서 부족하지는 않은지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한 박 교수는 “두 불교전통의 만남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불교학계가 해야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번 논문은 북방수행의 전통에 정점에 놓여 있는 선종에서 수행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의심’ 부분에 대해 고찰한 결과 명료하지 않거나 막연한 부분이 많았고, 동시에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며 “북방불교의 선과 니까야에서 설해진 교법의 정념이나 정정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보며, 두 수행전통의 접촉과 소통을 연구하고, 특히 아직은 명료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는 간화선의 의심 부분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자는 차원에서 쓴 논문에 대해 가치를 인정해준 원효학술상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1부 시상식에 이어 열린 2부 축하다과회에서 축하떡을 커팅하고 있는 수상자들.
이어 명법 스님은 “원효스님의 이름으로 제정된 상을 받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라고 기쁨을 표시한 후 “원효상 수상을 계기로, 그동안 스스로 한계를 느꼈던, 세간과 출세간을 연결시키겠다는 학제간 연구의 원력을 다시금 살려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명법 스님은 “그동안 어떤 나름의 성과물을 내놓았을 때, 그 성과물을 학계 또는 대중과 공유하는 것이 몹시 어려운 현실에 부딪치며 상실감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의 원효학술상 수상으로 그동안 내가 진행해온 연구성과를 알아봐 주는 곳이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얻었다”며 “송대불교에서 불교가 비로소 중국문화에 완전하게 뿌리내렸다고 생각했고,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불교 안의 시각만이 아닌 불교 바깥의 관점에서 보고자 했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불교가 시서화 등 중국문화 전반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과정과 현상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또 “이 저술이 우리나라에서 예술을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고, 원효학술상 수상을 계기로 그런 바람이 현실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학생부문 수상자 최성호 씨는 “인도불교가 중국에 전해져서 중국형태의 불교로 정착되는 과정의 불교가 천태불교라고 할 수 있고, 그러다보니 천태불교에는 인도적 측면과 중국적 측면이 섞인 부분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그 특징을 부분적으로나마 규명해본 논문에 좋은 평가를 내려주신 심사위원들에 감사드린다”며 “더욱 더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채칙으로 알고 불교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은 1부 시상식에 이어 2부 다과회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원효학술상은 불교사상의 현대적 조명과 한국철학의 세계화를 주도할 인재를 발굴하여 한국철학이 세계 철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대한불교진흥원이 제정한 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