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후변화, 양극화 등 시대 변화는 보수와 진보에 대한 전통적 인식을 넘어서, 

지정학적 역사적 관점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 극단적인 분열과 진영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의 국민 에너지 형성을 위한 토론회 개최 필요

(보수와 진보) 물(江)은 산(山)을 보고 머물고 싶고, 산은 물과 함께 흐르고 싶다. 

강과 산으로 한 곳에 머물지 말고 우리 모두 江山이 되자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오대산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는 지난 불기 2569(2025)년 5월 24일(토) 2시,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평창군 관내 청년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수와 진보로 나뉜 진영 갈등을 해소하고 전환의 시대에 국민통합의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이해영 교수, 김명섭 교수, 이진경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인사말에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사회의 과도한 분열과 극단적 형태로 대결하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갈등을 진단하고 한국사회와 세계의 정치적 흐름이 어떤 경향성을 띠고 있는지 성찰하기 위해서 오늘 토론회가 준비되었다.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당시보다 더 급격하고 변화가 빠른 AI 시대에 보수와 진보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정학적 관점, 계급적 관점 외에 남북 분단과 군사 독재 정권의 집권 등으로 한국사회는 극명한 대립과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역사적 과정을 겪어 오면서 시대적 요구를 수렴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형태로 왜곡되거나 변형되어 왔다. 인류문명이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보수 진보에 대한) 과거의 인식과 개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한신대 글로벌인재학부 이해영 교수는 <진보란 무엇인가> 주제발표에서 “기원전 5세기 전후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 등 인류의 성현이 동시에 출현한 축의 시대, 1789년 프랑스 혁명에서부터 1848 유럽혁명 시기까지 혁명의 시대로 구분하고 ’인간-연기‘ 대 ’관계‘, ’정치와 경제‘, ’조직–승가 대 혁명정당‘, ’결론-해탈 대 해방‘에서 진보와 보수 개념의 無常性, 상대상관성”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명섭 교수는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을 넘어서> 발표를 통해서 “진보와 보수 개념의 모호성, 시공간과의 관계성 등을 20세기 초 대한제국의 이념지형과 21세기 초 동유라시아의 복합적 이념지형을 비교하면서 한반도의 경우 지정학적 종심縱深이 얕고 문명충돌점에 위치한 곳에서는 지정학적 사유가 필수이다. 포용과 공존을 위해서는 불교의 空 사상은 획기적이다. 진보와 보수는 시대적 요구와 인간의 고통에 대한 응답이다.”라고 발표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이진경 교수는 <진영을 가르는 진보와 보수의 개념>에서 “진짜 보수와 가짜 보수, 의로운 진보, 데모크라시와 자격의 분할, 진보 안의 ‘보수와 진보’와 보수 안의 ‘보수 진’‘, 진보의 미분적 이념 등을 내용으로 발표했다. ‘과거 냉전 형태로 진행된 진영의 대립이 국가 경계 안에서 내전에 가까운 양상을 우려하고 진영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이념적 지향’을 고찰하고 ”보수와 진보 그 자체는 좋고 나쁨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진보란 자격 없는 자의 자격을 주장하고 권리의 분배를 규정하는 기존의 분할을 바꾸려는 입장인 반면, 보수는 자격의 분할을 유지하고 그 자격에 대응하는 권리를 보호하려는 입장이다. 시민혁명 이후 여성 참정권의 획득, 흑인 인권, 비정규직 노동, 가사노동 등이 이러한 자격의 제한과 확대의 과정이다. 인간만이 아니라 유정물과 무정물 등 모든 존재자를 하나의 평등한 존재로 평면화한 것은 진보적 사유의 극한이다. 모든 존재자가 데모크라시의 주어인 데모스가 되는 자연의 정치학이 탄생할 수 없을까?.”라고 철학적, 불교적 사유를 빌어 설명했다. 

질의응답과 토론에서 “종교는 보수인가 진보인가 질문에 종교는 플레이어가 돼서는 안된다. 최근의 개신교인들이 일부 개신교회의 정치활동으로 인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정 종교단체를 보수 진보로 일반화할 수 없다. 불교 출가자는 양변兩邊을 여의고 중도中道를 깨치고 실천하기 위한 출가 수행자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오대산생명문화원장 현기 스님은 정리말씀(회향사)에서 ”내 자신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잘 모르겠다. 그로 인해 내가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었다. 옛 성현 말씀 중에 ’因이 부족하면 緣을 강화하고 緣이 부족하면 因을 강화시킨다‘(화엄오교장) 말이 있다. 우리 사회를 바라볼 때 어떤 인과 연이 강하고 약한지 살펴야 사회발전을 이룰 수 있다. 보수와 진보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산은 머물러 있고 싶어하고, 물은 흘러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물은 정말로 산 보고 머물고 싶어하고, 산은 물보고 흐르고 싶어한다. 보수와 진보의 완벽한 결합이다. 강과 산이라고 (구별)하는데, 한 곳에 머물지 말고 (우리 모두) 강산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월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