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그와 같이 탐착 등의 9가지 염오는

연꽃 등과 같고,

3가지 자성으로 모아지기에,

계(界)는 부처 등과 속성이 같다. [1.143]

།དེ་ལྟར་ཆགས་སོགས་དྲི་མ་དགུ། །པདྨ་ལ་སོགས་དག་དང་མཚུངས།

།རང་བཞིན་གསུམ་གྱིས་བསྡུས་ཕྱིར་ཁམས། །སངས་རྒྱས་སོགས་དང་ཆོས་མཚུངས་སོ།

"그와 같이 탐착 등의 9가지 염오는"이라고 하였다. 이제 9가지 염오를 다시 정리해보자. ①탐 ②진 ③치 ④그 세 가지의 거친 발생 ⑤무명습기(無明習氣) ⑥견소단(見所斷) ⑦수소단(修所斷) ⑧부정지(不淨地)의 염오 ⑨청정지(淸淨地)의 염오를 말한다.

"연꽃 등과 같고"라고 하였다. 9가지 비유에서 등장한 9가지 사물들을 가리킨다. ①탐(貪)의 비유는 연꽃 ②진(嗔)의 비유는 꿀벌 ③치(痴)의 비유는 곡식의 껍질 ④그 세 가지의 거친 발생은 부정물 ⑤무명습기는 땅 ⑥견소단은 큰 나무로 자라날 씨앗의 껍질 ⑦수소단은 낡은 천 ⑧부정7지의 염오는 태(胎) ⑨청정3지의 염오는 가리는 진흙으로 비유되었다.

"3가지 자성으로 모아지기에, 계(界)는 부처 등과 속성이 같다."라고 하였다. 여래장·계(界)는 3가지 자성으로 요약될 수 있으며, 연꽃 안의 부처 등의 9가지로 비유되었다. 3가지 자성에 관해서는 다음 게송인 1.144를 살펴보자.

이것의 자성은 법신(法身)이다.

진여(眞如)이고 종성(種性)이기도 하다.

그것을 3가지, 1가지,

5가지 비유로써 알아야 한다. [1.144]

།འདི་ཡི་རང་བཞིན་ཆོས་སྐུ་དང་། །དེ་བཞིན་ཉིད་དང་རིགས་ཀྱང་སྟེ།

།དེ་ནི་དཔེ་གསུམ་གཅིག་དང་ནི། །ལྔ་རྣམས་ཀྱིས་ནི་ཤེས་པར་བྱ།

"이것의 자성은 법신(法身)이다. 진여(眞如)이고 종성(種性)이기도 하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이것'은 여래장을 가리키며, 그 3가지 자성이란 ①법신(法身, Tib. chos sku, dharmakāya) ②진여(眞如, Tib. de bzhin nyid, Skt. tathātā) ③종성(種性, Tib. rigs, Skt. gotra)의 3가지 자성(自性, Tib. rang bzhin, Skt. svabhāva)이다.

"그것을 3가지, 1가지, 5가지 비유로써 알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9가지 비유 중에서 처음의 3가지 비유는 법신자성, 그 다음의 1가지 비유는 진여자성, 마지막 5가지 비유는 종성자성을 비유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법신은 2가지로 이해해야 한다.

실로 염오가 없는 법계(法界)와

그것의 흐름인 심오함과

다양함의 가르침이다. [1.145]

།ཆོས་སྐུ་རྣམ་གཉིས་ཤེས་བྱ་སྟེ། །ཆོས་དབྱིངས་ཤིན་ཏུ་དྲི་མེད་དང་།

།དེ་ཡི་རྒྱུ་མཐུན་ཟབ་པ་དང་། །སྣ་ཚོགས་ཚུལ་ནི་སྟོན་པའོ།

"법신은 2가지로 이해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3가지 자성 중에 법신자성 즉, 법신(法身)에는 2가지 양상이 있다. "실로 염오가 없는 법계(法界)와"라고 하였는데, 염오가 없이 무구(無垢)한 법계(法界)가 바로 진정한 법신이다. 그리고 "그것의 흐름인 심오함과 다양함의 가르침이다."라고 하였는데, 법신에 의지하여 설해지는 '흐름(Tib. rgyu mthun, Skt. niṣyanda)'인 공성(空性)에 대한 심오한 가르침과 지(地)와 도(道)에 관한 다양한 가르침도, 진정한 법신(法身)은 아니지만 실제 법신에 상응하는 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잠곤 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자성법신(自性法身)도 실제(Tib. dngos)와 가명(假名, Tib. btags)으로 구분하여 2가지로 이해해야 한다. 법계·여래장은 실로 무구(無垢)하고 자성(自性)이 광명이니, 부처들의 자증(自證)의 지혜(Tib. so so rang rig gis rig pa'i ye shes)의 영역이며, 실제를 증득한 것이 법신이다. [그리고] 그것을 증득·성취하는 원인과 상응하는 것으로서, 제자들의 근기가 어떠한지에 따라 지식(Tib. rnam par rig pa)이 발생하는 교법(敎法)들은, 가설된 가르침인 법신이다. 이것은 설하는 주체(能詮)와 설해지는 바(所詮) 혹은 과(果)와 인(因)으로 구분한 것이다."

출세간(出世間)이므로, 세간(世間)에서

이것에 대한 비유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여래(如來)와 계(界)는

비슷함을 설한 것이다. [1.146]

།འཇིག་རྟེན་འདས་ཕྱིར་འཇིག་རྟེན་ན། །འདི་ལ་དཔེ་ནི་མི་དམིགས་པས།

།དེ་བཞིན་གཤེགས་པ་ཉིད་དང་ཁམས། །འདྲ་བ་ཉིད་དུ་བསྟན་པ་ཡིན།

"출세간(出世間)이므로, 세간(世間)에서 이것에 대한 비유는 볼 수 없다."라고 하였다. 여래장은 세간(世間)의 사물을 초월한 것이다. 그러므로 세간에서 그것을 비유할 수 있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므로 여래(如來)와 계(界)가 비슷함을 설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럼에도 연꽃 속의 여래가 계(界)·여래장(如來藏)과 유사하므로 비유로 제시되었다.

미세하고 심오한 원리를 보여주는 것은

꿀의 일미(一味)와 같으며

다양한 양상을 보임은

여러 껍질 속의 알맹이와 같다고 알아야 할 것이다. [1.147]

།ཕྲ་མོ་ཟབ་མོའི་ཚུལ་བསྟན་ནི། །སྦྲང་རྩི་རོ་གཅིག་པ་བཞིན་ཏེ།

།རྣམ་པ་སྣ་ཚོགས་ཚུལ་བསྟན་ནི། །སྣ་ཚོགས་སྦུབས་སྙིང་བཞིན་ཤེས་བྱ།

"미세하고 심오한 원리를 보여주는 것은"이라고 하였다. 법성(法性)은 극히 미세하고 심오한 원리이다. 여기에는 어떠한 구분도 차별도 없으며, 마치 벌꿀이 모두 부드럽고 달콤한 하나의 맛(一味)인 것과 같다. 그리고 "다양한 양상을 보임은 여러 껍질 속의 알맹이와 같다고 알아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럼에도 법신에 의거하여 다양한 가르침을 설한 것은, 여러 가지 곡식 껍질 속에 모두 알맹이가 있는 것과 같다.

1.146과 1.147에 관하여 잠곤 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증득할 바인 청정자성법신(淸淨自性法身)은 세간의 일체법으로부터 완전히 초월한 것이므로, 이 세간에서 표현할 수 있는 비유는 어떤 것도 없다. 그러므로 연꽃 안에 있는 여래(如來) 자생신(自生身)과 계(界)의 자성청정(自性淸淨) 2가지가 부분적으로 비슷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것을 깨닫는데 상응하는 원인은 헤아리기 어려우면서 이로움이 있다. 그러므로 미세하고 심오한 승의(勝義)의 양상을 가르치니, 일체법이 진여일미(眞如一味)임을 보이므로, 벌꿀들이 달고 맛있음에 일미(一味)인 것과 같다. 광대한 12분교(十二分敎) 등의 다양한 방편의 양상을 설명한 것은, 핵심적인 의미를 알게 하기 위해서이니, 점차적으로 이끄는 의미(不了義)와 관련되므로, 다양한 곡식 껍질 안에 활용할 수 있는 알맹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임을 알아야 한다."

이상으로 9가지 비유 중에 3개의 비유가 법신(法身)의 자성과 어떻게 유사한지 설명하였다. 아래 게송에서는 진여종성과 4번째 비유가 유사한 점을 설명한다.

자성이 불변이고

선(善)하고 청정하므로

이 진여(眞如)는 금의

상(像)과 같다고 말해진다. [1.148]

།རང་བཞིན་འགྱུར་བ་མེད་པ་དང་། །དགེ་དང་རྣམ་པར་དག་པའི་ཕྱིར།

།དེ་བཞིན་ཉིད་འདི་གསེར་གྱི་ནི། །གཟུགས་དང་མཚུངས་པར་བརྗོད་པ་ཡིན།

"자성이 불변이고 선(善)하고 청정하므로 이 진여(眞如)는 금의 상(像)과 같다고 말해진다."라고 하였다. 진여자성은 불변(不變)이고 선(善, Tib. dge ba, Skt. kalyāṇa)하며 청정하므로 더러운 천에 감싸여 보이지 않는 금상(金像)과 같다.

잠곤 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마음의 자성은 번뇌로 인해 끝없는 괴로움과 연관되어 있지만 청정하고 광명이며 불변이므로 진여성(眞如性)이라고 한다. 그것은 좋은 금(金)이 불변(不變)인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상황에서 자성은 변화하지 않는다. 그리고 금이 아름답고 장식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성은 선(善)하고 최상이며, 금의 본질에 염오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로부터 번뇌가 없고 청정하므로 법계(法界)·진여(眞如)는 좋은 금의 상(像)과 속성이 같다고 말해진다."

보장(寶藏)과 과일나무와 같다고

종성(種性)은 두 가지로 알아야 한다.

시작이 없고 자연히 머무는 것과,

올바르게 얻어진 으뜸가는 것이다. [1.149]

།གཏེར་དང་འབྲས་བུའི་ཤིང་བཞིན་དུ། །རིགས་དེ་རྣམ་གཉིས་ཤེས་བྱ་སྟེ།

།ཐོག་མེད་རང་བཞིན་གནས་པ་དང་། །ཡང་དག་བླང་བ་མཆོག་ཉིད་དོ།

"보장(寶藏)과 과일나무와 같다고 종성(種性)은 두 가지로 알아야 한다. 시작이 없고 자연히 머무는 것과 올바르게 얻어진 으뜸가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종성에는 자성주종성(自性住種性, Tib. rang bzhin gnas rigs)과 수증종성(隨增種性, Tib. rgyas 'gyur gyi rigs) 2가지가 있다.

이중에서 땅 속에 묻혀있는 보물, 즉 보장(寶藏)은 시작이 없고 자연히 머무는 것, 즉 자성주종성(自性住種性)을 비유한다. 자성주종성은 심자성(心自性)이고 본성이고 본질이다. 이것은 본래부터 존재하여 머물러 있지만 다만 존재함을 알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마치 땅 속에 보물이 본래 있었지만 알지 못함과 같다.

그리고 과일나무는 올바르게 얻어진 으뜸가는 것, 즉 수증종성(隨增種性)과 같다. 수증종성은 수행을 통해 마음 안에 새롭게 생겨나는 보리심, 자비, 선심(善心) 등을 가리킨다. 작은 씨앗을 심으면 점차 그것이 성장하며 마침내 큰 나무를 이루듯이, 수증종성은 작은 선(善)이 증대된 것이다.

잠곤꽁뚤 석에서는 "불종성(佛種性)이라고 하는 자성에도 2가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땅 속의 보물과 같은, 시작이 없는 심자성주종성(心自性住種性)과, 과일나무가 조건에 의해 새롭게 성장하듯, 문(聞), 사(思)라는 조건에 의해 올바르게 얻음으로써 능력이 최상이 되는 수증종성(隨增種性), 2가지가 있는 것이다."

학생: 종성에 대한 설명이 불교의 각 학파마다 다릅니까?

켄뽀: 종성(種性, Tib. rigs, Skt. gotra)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접할 수 있는 경론으로는 『대승장엄경론』(大乘莊嚴經論, Tib. mdo sde rgyan, Skt. Mahāyāna-sūtrālamkāra-kārikā)이 있다. 이 논에서는 종성에 별도의 장을 할애하여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유정(有情)의 종성에는 '종성이 끊어진 경우(Tib. rigs chad pa)'와 '종성이 존재하는 경우' 2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종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다시 '종성이 결정된 경우'와 '종성이 결정되지 않은 경우' 2가지가 있다고 한다. 마치 어떤 일을 하기에 매우 적합하여 그 일을 하는 것이 결정된 것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경우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종성이 결정된 경우에는 ①성문(聲聞)의 종성으로 결정된 경우 ②독각(獨覺)의 종성으로 결정된 경우 ③보살의 종성으로 결정된 경우로 3가지가 있다. 그리고 결정되지 않은 종성의 경우에는 성문, 독각, 보살의 길 중의 어디로든 갈 수 있다. 이렇게 종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4가지가 있다.

소승 비바사부(毘婆沙部, Tib. bre brag smra ba, Skt. vaibhāṣika)에서는 종성은 '욕락(妙欲, Tib. 'dod yon)에 탐착이 없는 마음'이라고 규정한다. 여기에 따르면, 탐욕이 없고 만족을 아는 마음이 바로 종성이다. 이것에 의지하여 도(道)에 들어가 수행하여 마침내 아라한과를 이룰 수 있으므로 종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경량부(經量部, Tib. mdo sde pa, Skt. sautrāntika)에서는 마음 안에서 무루(無漏)를 발생시킬 수 있는 능력을 일컬어 종성이라고 하였다.

유식파(唯識派)의 설명은 『보성론』의 종성(種性) 개념과 비슷하다. 무시이래(無始以來) 내재하는 법성(法性)인 자성주종성(自性住種性)을 종성이라고 규정한다. 중관파 역시 공성(空性)에 대한 규정만 다를 뿐, 종성에 대한 정의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에서 『보성론』에서는 일체유정이 모두 여래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 근거로 세 가지를 제시했으며, 그 세 번째 근거가 바로 일체유정에게 종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유정중생(有情衆生)인 이상 누구나 마음이 있고,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종성이 있다. 이 종성 안에는 인욕(忍辱), 자비, 지혜, 삼매 등의 능력이 모두 잠재되어 있다. 이처럼 모든 것이 잠재된 우리의 마음은 마치 밭과 같다. 밭에 이미 종자가 심어져 있는데, 이것이 싹이 트고 자라나느냐 못하느냐는 누구에게 달려 있겠는가? 바로 나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믿음을 일으키고, 인욕을 닦고, 자비를 베풀고, 지혜를 키우고, 삼매를 숙달해야 한다. 이렇게 마음을 닦아야 한다. 우리가 지금 『보성론』을 공부하는 것도 그러한 인연(因緣)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학생 : 소승(小乘)에도 대승(大乘)과 같은 공성(空性)의 교설이 있습니까?

켄뽀: 소승(小乘)에도 공성(空性)의 교설이 있지만 대승(大乘)과는 차이가 있다. 공성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만 그 의미가 다르다. 소승에서는 무상(無常), 고(苦), 공(空), 무아(無我)를 설한다. 소승에서의 공(空)은 '오온(五蘊)에 아(我)가 공(空)하고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온(蘊) 자체가 공하다고는 설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