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익보다 생명이 먼저다

지리산 산악열차 사업 백지화를 환영한다

남원시는 2월 28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친환경 산악 열차 시범 사업의 진행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2월 12일, 전북지방환경청(이하 환경청)이 남원시가 재신청한 산악용 친환경 운송시스템(이하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10년 넘도록 지역주민과 종교,환경단체들이 생태환경만 파괴할 뿐 아무런 실익이 없는 무모한 사업임을 강조하며 이를 폐기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남원시는 이런 시민사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추진해 왔던 것이 이제야 막을 내렸다. 

우리는 환경청의 부동의 결정을 대환영한다! 

환경청은 친환경 산악 열차 시범 사업이라는 이름과 달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 도로 확장을 위해 하천 인접 구간에 연장 약 600m, 최대 높이 약 7m의 옹벽을 설치하기 때문에 수달 등 법정보호종의 생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한 산악열차의 소음과 진동, 빛 공해는 수달, 삵, 황조롱이, 애기뿔소똥구리 등 다양한 법정보호종의 서식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교란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전체 노선의 일부가 천연기념물인 반달가슴곰의 주요 서식지인데도 본 사업 시행 시 서식 환경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2022년 여름, 종교환경회의는 생명평화순례를 통해 정령치 고개 길을 걸으며 지리산이 헛된 개발의 욕망에서 놓여 자유로워지고, 생명과 평화의 공간이 되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남원시가 돌이켜 이 사업을 철회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촉구했다. 또한 같은 해 10월 2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남원시가 헛된 욕심으로 여전히 지리산 산악열차라는 말도 안되는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고, 심지어 이를 견제하고 싸워야 할 시의회가 동조자가 되어 함께하는 모습”을 비판하며 “지리산 산악열차를 반대하는 모든 시민들과,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수많은 야생동물, 새와 나무, 풀꽃들과 함께 남원시와 남원시의회의 결정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오늘날 백지화 결정이 있기까지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인시위와 집회를 이어갔던 지리산권 주민들 노고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올린다. 산악열차를 비롯해 케이블카, 도로, 골프장 등 지역사회와 생태계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개발업자의 이익만을 위한 개발사업들이 줄을 서 있다. 그래서 환경청의 이번 부동의 결정은 지리산 개발 광풍에 경종을 울리는 귀중한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종교환경회의는 지리산을 둘러 싸고 벌이고 있는 무모한 개발사업이 모두 멈출 때까지, 앞으로도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자 국립공원으로서 생태를 보전하고 지리산을 지리산답게 지킬 수 있도록 늘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할 것이다. 

최근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전북지방환경청으로 접수되었다. 이에 세종시 국토부 청사 앞을 3년이 넘도록 지킨 천막 농성장이 어제 전주 전북지방환경청으로 이사를 갔다. 남원의 산악 열차를 멈춰 세웠던 것처럼 전북지방환경청이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중단시키길 간곡하게 요청한다.

2025년 3월 12일

종교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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