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군종병으로 군대에 보낸 아비의 입장에서 군승이나 군법당 관련 소식은 본능적으로 귀를 쫑긋거리게 한다. 지금부터 소개할 책 <내 심장이 기억합니다>(생각나눔)는 현직 군승이 군법당에서 군포교에 전념하면서 매일 아침 적어 내려간 글들의 모음집이다.
호국대성사 주지 법사 형지 김재윤 법사. 그는 군수사령부 등 금촌, 양구, 사창리, 양주, 창녕, 양평, 연천 등 전국의 오지와 전방에서 장병들과 더불어 마음공부를 하는 군승이면서 동시에 종합문예지 <한국문인>에서 시 ‘내가 꿈꾸는 세상’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단한 문인이기도 하다.
이 책은 군승 김재윤 법사가 쓴 산문집이다. 소중한 가족 이야기, 사랑스런 부부 이야기, 감동적인 인연 이야기, 행복한 깨달음 이야기 74편이 실려 있다.
글을 몇편 읽어보니 문장마다 시인의 감수성이 가득하다. 그 감수성은 이내 산문의 문장 속에서 머물지 못하고 밖으로 뛰어나와 한 편의 시로 드러난다. 그의 산문마다에 시가 적혀 있는 이유이다.
우린 결코 혼자일 수 없잖아요?
더 이상 늦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당신만 남겨두고 떠나기 전에
얼른 고백하세요.
지금 생각나는 것을
가슴에서 꺼내세요.
사랑한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이 책의 머리말에 나오는 이 시처럼 김재윤 법사의 수필집 <내 심장이 기억합니다>는 지은이가 자신을 반추하며 세상과 사람에 전하는 진솔한 고백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영혼이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지 않으면 그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 사랑하는 영혼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기쁘고 가슴 벅찬 일인가?”
또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 고마운 사람들에게 가슴속 진실을 고백하고 사랑을 보여줄 수 있다면 진정한 성공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픔을 주고 상처 주는 말을 해서 고통을 준다면 아무리 부자이고 명예가 있어도 그건 후회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지은이의 고백을 시작으로 이 책은 세상 어디에선가 일어났고 현재도 일어나는, 지은이 자신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 자신이고 우리 이웃이다.
이 책은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와 함께 이야기마다 시를 실어 울림을 더욱 깊게 하고, 지은이 자신이 직접 그린 동화 속 풍경 같은 삽화까지 담아, 읽는 재미와 감동을 더하도록 구성했다.
이 책에 게재된 74편의 이야기는 소중한 많은 것을 잃은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를 기쁨과 공감으로 또는 아픔과 연민으로 끌어간다. 그리고 행복과 희망이라는 가치가 멀리 있지 않음을 느끼도록 한다.
답답하고 각박한 현실, 은은한 향기를 지닌 한 송이 꽃이 주는 작은 위안처럼 <내 심장이 기억합니다>에서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한 위안과 작은 평화를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 15,000원
*지은이 김재윤은?
저자 김재윤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선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직지사에서 사미계를,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각각 수지한 뒤 영천 3사관학교에서 군종법사 55기로 임관했다. 법명은 형지(炯至).
이후 육군 101여단을 시작으로 5·20·21·25·27사단, 기무사령부, 11군단과 현재 군수사령부에 이르기까지 금촌, 양구, 사창리, 양주, 창녕, 양평, 연천 등 전국 오지와 전방에서 군종법사로 장병들과 더불어 마음공부를 하며 나날이 기쁨과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종합문예지 <한국문인>에서 시 ‘내가 꿈꾸는 세상’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문단등단 이후 글쓰기를 계속하여 시집 <길이 갈 수 없는 곳(2000)>, <당신은 나무입니다(2002)>를 펴냈다.
또한 명상 에세이 <별과 나무(2005)>, <당신이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꿈도 당신을 포기하지 않습니다(2007)>, <아픈 그대로 행복하라(2008)>, <햇살이 눈부시다(2010)>, <그래서 사랑입니다(2011)> 등을 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