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괴로움이라고 보고,

괴로움을 

화살이라고 보고,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은

무상하다고 보라. 

참으로 올바로 보는 이는

바로 여기에서 해탈하리.

곧바로 앎을 완성한 고요한 님,

그야말로 멍에를 벗어난 성자라네. 

(ⓒ장명확)

누군가로부터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할 수도 있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하나, 딱히 즐겁거나 괴롭지도 않은 그저 무덤덤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즐거움, 괴로움, 그리고 고락(苦樂)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무덤덤함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세 가지 형태이다. 그런데 이런 느낌들은, 열반을 성취하지 않는 한, 어느 한 가지가 쭉 이어질 수 없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의 질문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답변은 어떤 때는 즐겁고, 어떤 때는 괴롭고, 또 어떤 때는 딱히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가지의 느낌이 복잡하게 섞여 돌아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영위하는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느낌은 마주치는 상황마다 조건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 즐겁게 느껴질 때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 것이며, 또 어떤 상황이 괴롭게 느껴질 때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의 문제이다. 또한 즐겁거나 괴롭지도 않은 상황에서 어떤 마음을 갖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즐거움은 행복과 같은 의미이고, 괴로움은 생로병사를 비롯한 팔고(八苦)로 대표되는 다섯 가지 집착다발이다. 문제는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다. 즐거움은 원하는 것을 체험하는 것이고, 괴로움은 원하지 않는 것을 체험하는 것으로 비교적 분명한 느낌인데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은 분별하기 어렵고 드러나지 않고 어둡고 불분명한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세 가지 느낌을 대하는 것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제로 하고 있는 이 시는 <쿳다까니까야> 이띠붓따까- 여시어경의 ‘느낌의 경②(Dutiyavedanāsutta)’에 등장한다. 부처님께서는 이 경에서 세 가지 느낌에 대해 “즐거운 느낌은 괴롭다고 보아야 한다. 괴로운 느낌은 화살처럼 보아야 한다.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은 무상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하신다. 이렇게 보는 수행자가 있다면 그는 고귀한 님, 올바로 보는 님, 갈애를 끊은 님, 결박을 제거한 님, 올바로 자만을 꿰뚫은 님, 괴로움을 종식시킨 님이라는 가르침이다. 결국 찰나 찰나에 늘 깨어 있는, 한 순간도 사띠를 놓치지 않는 삶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기서 ‘고귀한 님’은 오염에서 벗어나 완전히 청정한 님을 말한다. ‘올바로 보는 님’은 모든 느낌을 네 가지 진리(四諦)에 입각해서 전도되지 않고 보는 님이다. ‘갈애를 끊은 님’은 느낌을 뿌리로 하는 갈애를 최상의 길을 통해 남김없이 끊어버린 님을 의미한다. ‘결박을 제거한 님’은 열 가지 결박(十結)을 끊은 님을 말한다. ‘올바로 자만을 꿰뚫은 님’은 봄을 통한 자만의 꿰뚫음과 버림을 통한 자만의 꿰뚫음을 갖춘 님이다. ‘괴로움을 종식시킨 님’은 거룩한 길을 통해 자만을 보고 버리기 때문에 일체의 윤회의 괴로움에서 궁극적인 종극, 종식을 이룬 이를 말한다. 

- 시구 ‘즐거움을 괴로움이라고 보고’는 즐거운 느낌은 반드시 괴로운 느낌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괴롭다고 지혜의 눈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렇게 봄으로써 탐욕의 경향이 제거된다. 

- 시구 ‘괴로움을 화살이라고 보고’는 뽑기 어려워 안에 박혀 괴롭히는 고통의 괴로움의 괴로운 느낌은 화살처럼 보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봄으로써 분노의 경향이 제거된다. 

- 시구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을 무상하다고 보라.’는 있다가도 없고 생멸하기 때문에, 잠시 유지되기 때문에 항상(恒常)한 것과는 반대가 되기 때문에, 무상하다고 보라는 뜻이다. 이렇게 봄으로써 무지의 경향이 제거된다. 

- 시구 ‘참으로 올바로 보는’은 세 가지 느낌을 올바로 괴로운 것이라고 보는 것을 의미한다. 

- 시구 ‘바로 여기에서 해탈하리.’는 즐거움 등을 괴로운 것으로 봄으로써 그것과 관련된 욕망과 탐욕을 끊어버림으로써 끊어버림을 통해 해탈한다는 뜻이다. 

- 시구 ‘곧바른 앎’은 여섯 가지 곧바른 앎, 즉 육신통을 통해 해야 할 일을 완성한 경지의 앎을 말한다. 

- 시어 ‘멍에’는 네 가지의 멍에 즉,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의 멍에, 존재의 멍에, 견해의 멍에, 무명의 멍에를 말한다.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의 멍에는 다섯 가지 감각적 쾌락의 종류[五欲樂]를 말하고, 존재의 멍에는 미세한 물질계[색계]와 빗물질계[무색계]에 대한 욕망과 탐욕을 말하며, 견해의 멍에는 영원주의나 허무주의적 견해를 말하고, 무명의 멍에는 네 가지 진리[사성제]에 대한 무지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