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6.8.19 적멸경(寂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사리풋타 존자와 마하목갈리나 존자와 아난 존자는 라자가하성의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서 한 방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사리풋타 존자는 새벽에 목갈라나 존자에게 말하였다.
“기이합니다. 목갈라나 존자여, 당신은 오늘 밤 적멸의 삼매(正受)에 머물러 있습니다.”
목갈라나 존자는 사리풋타 존자의 말을 들었다.
사리풋타 존자는 다시 말하였다.
“나는 전혀 당신의 숨소리를 듣지 못하겠습니다.”
목갈라나 존자가 말하였다.
“이것은 적멸의 삼매가 아닙니다. 거친 삼매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사리풋타여, 나는 오늘 밤에 세존과 함께 대화하였습니다.”
사리풋타 존자가 말하였다.
“목갈라나여, 세존께서는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십니다. 여기서 아주 먼데 어떻게 서로 말할 수 있습니까? 당신은 지금 대나무 동산에 있는데 어떻게 서로 말할 수 있습니까? 당신이 신통력으로 당신이 있는 곳으로 오신 것입니까?”
목갈라나 존자가 사리풋타 존자에게 말하였다.
“내가 신통력으로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간 것도 아니고, 세존께서 신통력으로 내가 있는 곳으로 오신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존과 나는 다 하늘의 눈과 하늘의 귀를 얻었기 때문에 나는 사밧티성과 라자가하성의 중간에서 들은 것입니다. 곧 나는 세존께 여쭈었습니다.”
“어떤 것을 쉼 없는 정진이라고 합니까?”
세존께서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목갈라나여, 만일 비구가 낮에는 거닐거나 앉아 있거나 장애 되지 않는 법으로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 초저녁에도 앉아 있거나 거닐거나 장애 되지 않는 법으로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 밤중에는 방 밖으로 나가 발을 씻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오른쪽으로 누워 두 발을 포개고 명상(明相)에 생각을 두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생각을 일으킨다. 새벽이 되면 천천히 깨고 천천히 일어나서, 앉아 있거나 거닐거나 장애 되지 않는 법으로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 목갈라나여, 이것을 비구의(쉼 없는 정진)이라 한다’라고 내게 대답하셨습니다.”
사리풋타 존자가 목갈라나 존자에게 말하였다.
“그대 마하목갈라나는 참으로 큰 신통력과 큰 공덕을 얻어서 편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나 또한 큰 힘이 있으니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한 개의 작은 돌을 가지고 큰 산에 던지면, 큰 산의 빛깔과 성질이 모두 같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그와 같아서, 존자와 같은 큰 힘과 큰 덕을 얻어서 같은 자리에 앉을 것입니다.
또한, 세간의 곱고 깨끗하고 좋은 것은 사람들이 다 떠받드는 것처럼, 그와 같이 목갈라나 존자의 큰 덕과 큰 힘은 모든 수행자가 떠받들 것입니다. 그리고 목갈라나 존자를 만나 교류하면서 공경하고 공양할 수 있는 사람들은 좋은 이익을 많이 얻을 것입니다. 이제 나 또한 마하목갈라나 존자와 교류하고 있으니, 좋은 이익을 많이 얻습니다.”
“마하목갈라나 존자가 사리풋타 존자와 함께 같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마치 작은 돌을 큰 산에 던지면 그 빛깔이 같아지는 것처럼, 나도 그와 같아서, 큰 지혜가 있는 사리풋타 존자와 같은 자리에 앉아서 도반이 되었습니다.”
이때 두 존자는 서로 대화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