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갤러리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구성원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불기2567(2023)년 5월 5일(금)부터 28일(일)까지 열리는 『K-ART Ⅶ  “효(孝) 를 말하다”』기획전 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효를 ‘백행지본百行之本’이라 하여 모든 행동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유교 윤리를 바탕으로 삼강행실도를 그림으로 그려서 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효의 마음을 가르쳤고, 효자에게는 상을 주고 마을 입구에 효자비를 세워주기도 했다. 불교에서는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말하는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출판하여 백성들에게 깨우침을 주고자 하였다.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바로 이러한 우리 민족의 소중한 효의 미덕과 가치를 이해하고 되새겨보자는 취지이다.

특별히 기성작가 8명과 청소년작가 20명이 함께 어우러져 전시를 구성한 점이 이색적이다. 

『부모은중경』의 내용을 현대적 감수성으로 그린 김선희 동국대학교 연구교수의 수묵채색화와 고려불화 계승자인 조이락 작가의 창작 불화, 덕을 지닌 사람을 갓난아이에 비유한 노자의 『도덕경』의 내용에서 착안한 경남대학교 김정란 조교수의 비단채색화, 돌아가신 어머니의 삶을 반추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돌에 새긴 김내혜 작가의 전각, 부모님의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를 주제로 결혼과 부모자식간의 인연과 사랑을 표현한 정채희 작가의 옻칠화, 오스트리아 벨트 뮤지엄과 과천 국립현대 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한국의 민화를 선보여오고 있는 문선영 작가의 창작 민화, 고희의 나이에 민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단에 등장한 선순애 작가의 ‘화성능행차도 병풍’은 우리나라의 효 사상과 심상을 각기 다양한 장르와 매체로 풀어내고 있다.

미대 진학을 준비하는 일산 중산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20명의 실력도 예사롭지 않다.

크기가 큰 신발 위로 점점 크기가 작은 신발을 올려놓은 구성의 안시후 학생의 그림은 “어린아이가 칭얼대면 군말 없이 업어주셨던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제는 그 아이가 그들을 업고 걸어가는 길”을 표현했다. 오래된 돋보기안경과 손때 묻은 성경책, 그 주위를 노니는 작은 어린아이들을 그린 장힘찬 학생의 그림은 “나를 위해 성경책을 읽어주시던 할아버지를 위해 작은 천사가 되어”드리겠다는 갸륵한 마음이 담겼다.

할머니와 통화할 때면 “늘 시간 날 때 연락하라는 말로 끝나지만” 행여나 수험생인 손녀에게 방해가 될까 먼저 전화하는 법이 없으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그린 김세연 학생의 그림, 보고싶은 자녀의 전화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을 수화기로 형상화한 김지원 학생의 그림은 보는이로 하여금 큰 공감을 자아낸다.

갓난아기 때 입었던 배냇저고리와 물품을 자기가 성장한 후에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계신 부모님을 보며 부모님의 “사랑과 기쁨의 크기”를 알게 됐노라는 노유라 학생의 그림과, “부모님의 따스함과 체온이 향수처럼 스며들어 매 순간의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는 나윤서 학생의 그림은 부모님에게 입은 사랑에 대한 자녀의 감사함과 사랑의 고백이다. 

전시를 기획한 무우수갤러리 양효주 학예실장은 “효 윤리는 궁극적으로 인간간의 소통과 존중을 중요시하는 철학이다. 이기주의와 인간소외가 만연한 오늘날,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다지고코로나 시대에 파편화되었던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