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금)부터 30일(일)까지 

산스크리티어로 ‘즐거움이 있는 곳’이란 뜻을 지닌 ‘극락’은 부처님이 주재하시며 설법을 펼치시는 곳으로, 어떠한 번뇌도 괴로움도 없이 평안하고 청정한 낙원 세계이다.

오는 4월 14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무우수갤러리 조이락 초대전: 극락왕생』에서는 이 찬란하고 장엄한 이상세계와 이곳을 주재하는 부처님을 만나 볼 수 있다.

아미타내영도, 관세음보살도, 관세음보살의 상징인 버들가지와 정병을 든 자비의 손, 만오천불도, 극락세계의 연꽃과 두루미를 표현한 황금새와 황금꽃, 그리고 비천도 등 모두 1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미타내영도>는 가장 최근작으로, 203cm에 이르는 원작을 줄이고 재구성한 것이다. 아미타여래가 왕생자 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다. 또한 풍만한 몸체와 느슨하게 둘러져 있는 옷 주름의 묘사도 돋보인다. 아미타여래의 발치에는 연꽃에서 왕생한 아름다운 여인이 푸른 연꽃을 바치고 있다. 왕생자는 아미타여래의 손에서 발사된 형형색색의 빛 입자를 받으며 자석에 이끌리 듯 아미타여래를 향한다.

<아미타삼존도>는 『관무량수경』의 내용에 따라 아미타여래를 가운데로 하여 왼쪽에는 관음보살을 오른쪽에는 세지보살을 그린 것이다. 채색은 주, 녹청, 군청을 주조색으로 하였고, 금니로 마무리를 하여 전통적인 고려불화 기법을 따르고 있다. 작가는 “양대 보살의 이지적이며 살아있는 듯한 눈매와 단아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작업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화엄경에서 선재동자를 맞이하는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기본 구성으로 한 <수월관음도>는 중생을 구제하고 깨우침을 주는 자비의 보살이다. 관음보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고 있는 베일(투명하고 얇은 비단)의 부드러운 감촉이 화면 밖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화려하고 뛰어난 장식성을 보노라면 왜 수월관음도가 고려불화 중 가장 인기가 있는지 알만하다.

<모자관음도>는 조이락 작가의 창작 수월관음도이다. 코로나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또 빈번히 들리는 아동 학대와 저출산 문제 등 각종 수난의 시대에 작가는 관세음보살의 자애와 지혜와 법성을 바라며 그렸다.

진달래 꽃비 내리다, 비단에 석채, 41X51, 2023 

<꽃이 피다>와 <진달래 꽃비 내리다>의 바탕은 놀라운 그림 <만오천불도>이다. 작업실에서 백호와 육계에 흰점과 붉은 점을 수도 없이 찍던 중, 밖을 내다보니 벚꽃이 후두두 떨어지고 있었다 한다. 화실 앞 보도블록 위에 떨어진 꽃잎이 마치 점점이 그려진 부처님의 모습 같아 그때의 감동을 구현한 것이 이 두 작품이다.

<황금새>와 <황금꽃>은 여러 종류의 새들이 노래를 부르고 금, 은 유리 등 찬란한 보석으로 장식된 나무와 황금 모래가 깔린 연못을 묘사한 『아미타경』의 극락세계를 연상케 한다.

한편 이번 전시의 주제인 ‘극랑왕생’은 얼마 전 소천하신 작가의 어머니가 극락정토에서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실렸다.

작가는 작가 노트 말미에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 이라고 적고 있다. 서쪽으로 십만억불토를 지나서야 있는 극락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요, 진심어린 신심으로 아미타불의 이름을 부르고 선행을 쌓아야만 갈 수 있는 곳이기에 작가는 조용하고도 간절히 염불을 외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