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5.3.10  전단경(殿堂經)

(수닷타 장자의 물음과 같이 어떤 비구의 물음에도 또한 그와 같이 말씀하셨다. 다만 비유가 다를 뿐이다.)

“네 단계의 계단이 있는 전당(殿堂)에 오르는 것과 같다. 만일 어떤 사람이, ‘첫 계단을 오르지 않고도 둘째 · 셋째 · 넷째 계단을 올라 전당에 올랐다’라고 말한다면, 그렇게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반드시 첫 계단을 오른 뒤에라야 차례로 둘째 · 셋째 · 넷째 계단을 올라 전당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비구여,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아직 밝게 알지 못하면서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밝게 알고자 한다면, 그렇게 될 수는 없다.

비구여, 만일 어떤 사람이 네 단계의 계단이 있는 전당에 오르는데, ‘첫 계단을 오른 뒤에야 차례로 둘째 · 셋째 · 넷째 계단을 올라 전당에 올랐다’라고 말한다면, 응당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반드시 첫 계단을 오른 뒤에 차례로 둘째 · 셋째 · 넷째 계단을 올라 전당에 오르는 것은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비구여,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밝게 안 뒤에 차례로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에 대하여 밝게 안다고 말한다면, 응당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밝게 안 뒤에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에 대하여 밝게 안다는 것은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