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마음 · 좋은 벗 · 깨끗한 땅을 추구하는 정토행자들의 수행공동체 정토회(대표 김은숙, 지도법사 법륜 스님)의 만일결사가 30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4일 회향식을 갖는다.

1993년 3월 7일 법륜 스님 1인으로 괴로움 없는 세상,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서원으로 시작된 수행 결사 운동은 30년이 지난 지금 2022년 9월 기준 총 누적 참가자는 7만여 명이 넘게 참여했다.

“한 30년 정도 하면 뭔가 좀 되지 않겠느냐, 부처님도 시작할 때 혼자 시작을 했는데... 이렇게 해서 우리가 3년간의 논의 끝에 준비를 해서 환경·빈곤·평화·수행의 과제로 93년 3월 7일 날 출발을 했습니다.”

정토회는 개인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1,000일), 한 사회가 변하기 위해서는 한 세대(30년)가 지나야 한다고 보고 시작됐다. 결사에 참여한 수행자들은 매일 불교의 핵심 수행법인 계정혜 삼학에 근거해 매일 아침 1시간씩 정진하고, 하루에 1천 원 이상 보시하며, 하루에 한 가지 이상의 선행과 정토회의 필요한 업무를 위해 자발적으로 봉사한다.

정토회에는 ‘출가’와 ‘재가’의 구별, ‘신자’ 혹은 ‘신도’, ‘기복’과 ‘내세’가 없다. 종교적인 권위를 버리고 평등한 관계 속에서 현실 속에서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고 정토 사회 실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많은 방법들이 실험 되어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전국에 170여 개, 해외에 30개 있던 법당을 다 정리하고, 조직과 사업을 모두 온라인으로 대전환을 한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실험이다.

“온라인으로 바꾸니까, 줌에 한꺼번에 천 명씩 2천 명씩 들어오는데... 의사를 결정하는 대의원 하고, 그걸 집행하는 행정처하고 이게 두 개로 나눠져 있던걸, 오히려 거꾸로 통합을 해서 의결과 집행이 통일이 됐어요.

그리고 온라인으로 거의 직접민주주의에 준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의사결정과 집행을 하는 쪽으로 바뀌었는데 이것이 한 6개월 만든다고 1년 걸렸고, 6개월 시험 운영하고, 그다음에 이제 본격적으로 이 체제로 한 거는 이제 1년 조금 넘었으니까 ‘2차 만일결사’에 본격적으로 가야 할 일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그렇게 해서 현재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창립자 법륜 스님도 중요한 의사결정에 민주적 절차에 의해 단 한 표만을 행사한다. 이러한 직접민주주의적 실험은 많은 종교가 전 세계적인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줄어들고 고령화 되어가는 ‘종교의 위기’ 현상 속에서 “오히려 지금이 바른 법으로 돌아갈 기회”는 아닐까? 깊이 들여다보고, 고민해 볼 만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정토회에서는 봉사하는 핵심 정토회원만 2500여 명으로, 아무도 월급을 받지 않는다. 다른 구호 자선단체들이 후원금의 30% 이상을 운영비로 쓰는 것에 비해, 정토회 관련 단체에서는 운영비를 5% 이상 쓰지 않고, 구호가 필요한 현지에 95% 이상을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무소유를 사회공헌과 구호로 돌리는 실험은 놀라운 성과를 낳았다.

정토회 복지구호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JTS(Join Together Society.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인 국제구호단체)는, 인도 불가촉천민 마을 둥게스와리에 수자타 아카데미를 건립하면서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아이들에게 문구류와 교복, 급식 지원 등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바카 병원을 설립해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2019년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 가스버너 10만 대를 전달한 데 이어, 2020년 미얀마에 코로나 방역키트 전달했고, 2022년 로힝야 난민촌에 가스버너 10만 대를 추가 지원했다.

JTS America는 한국JTS와 연계해 1977년부터 북한에 인도적 지원과 농업개발을 지원해 왔다. 특히 북한 식량 지원 후 직접 현장을 방문해 모니터링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2019년 북한에 옥수수 1만 톤을 지원할 때도, 해외 교포 모금에 적극적 역할을 했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고,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고자 2004년 설립된 ‘평화재단’은 현안진단, 전문가포럼, 글로벌 정책교류 등 연구사업과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여성·청년·대학생 리더십아카데미, 시민교육포럼 등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991년 시작한 ‘에코붓다’는 연기적 세계관에 기초한 청빈한 삶이야말로 기후위기 극복과 문명전환을 위한 핵심으로 보고 ‘쓰레기제로활동’,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등 13가지 실천지침을 널리 보급하고 있다. 또한 ‘빈그릇운동’ 서약 캠페인을 벌여 160만 명이 참여하는 국민환경운동으로 확산시키는 성과를 발휘했다. 최근에는 자발적인 환경지킴이 ‘삼별단’을 모집해 온라인과 실생활에서 환경실천을 공유하고 독려하고 있다.

국제인권난민지원센터로 1996년에 설립된 ‘좋은벗들’은 북한 동포 살리기운동, 북한이탈주민과 ‘남북한 주민 좋은이웃되기’ 활동을 전국 56개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통일축전’으로 남북이 서로 보듬어 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동북아와 국내 역사기행을 주관하는 한편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발해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또한 정토회는 1996년 우리민족서로돕기 불교운동을 시작으로 대북인도적지원촉구 100만인 서명운동, 통일의병, 전쟁방지를 위한 만인평화선원 및 평화대회, 백악관 북미평화협정 청원 10만인 서명운동 등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에도 앞장섰다.

정토회는 지난 30년을 마무리하고, 앞으로의 30년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굳이 지난 30년을 돌아봤을 때 어땠느냐 이렇게 마지막 평가를 해본다면, 처음에 우리는 국민의 1%는 30년이면 될 수 있지 않겠나 했는데, 양적으로는 어림도 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어떤 질적으로 봤을 때는 처음에 우리가 기획한 대로 왔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크게 우리가 4대 과제를 설정한 것도 지금 수정할 게 별로 없고 대중 주체도 시간이 늦게 됐지만 일단 이루어졌고, 자기 집을 수행 도랑으로 하자 하는 거는 온라인이 되니까 자기 사는 집이 수행 도랑으로 저절로 실현이 됐습니다.

‘2차 만일’에서는 특별한 어떤 개인적 지도자 없이도 가능하지 않겠느냐 이런 정도로 현재 보고 있고요. 모든 실험이 끝난 건 아닙니다. 그리고 아직 온라인으로의 정착도 연결고리는 다 온라인으로 바뀌었는데, 아직 우리 사고가 오픈적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게 아직 온라인에 딱 적합하게 다 실이 바뀌었다고는 말할 수가 없어서, 앞으로 과제는 절을 짓고, 빌딩을 짓는 것 같은 그런 오프가 아니고 온라인으로 어떻게 온라인 빌딩을, 이 모든 구조를 가장 적합하게 시스템을 만드느냐 이게 이제 지금 남은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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