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과 사판이 따로 없고  

동중에서 공부하는 것과 정중에서 공부하는 것이 따로 없어야”

“얼굴에 웃음꽃이 피울 수 있도록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 불자의 임무와 책임”

“초발심시 변정각이로다 나무아미타불”

대한불교조계종은 불기2566(2022)년 3월3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제15대 종정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를 봉행했다. 추대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원로의장 세민 스님을 비롯해 원로,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 중앙종무기관 스님,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종단 대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 이웃종교 대표, 주한 인도대사 등 각국 대사,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을 비롯한 신도대표 등 사부대중 3000여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대종사는 추대사를 통해 “오늘 이 자리는 종단의 법통을 계승하고 최고의 권위와 존엄을 갖춘 새 종정예하를 모시는 자리”라며 “성파 종정시대를 맞아 종단은 새로운 변화와 개혁으로 또 한 번의 중흥을 이룩해야 할 것이며 종정예하의 덕화로 불일을 더욱 밝아지고 곳곳에서 도업이 넘칠 것”이라며 진심으로 경하했다.

이날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봉행사에서 “종단의 최고 어른이신 종정 예하를 새롭게 모시게 됐다. 오늘을 계기로 신수봉행(信受奉行)을 서원하는 모두는 말과 행을 함께하는 수행과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정신을 실현해 오신 종정예하의 덕화를 본받아 진일보할 것”이라며 “새로운 출발의 자리가 불교의 중흥과 국민들의 행복, 나라의 평화가 실현되는 디딤돌이 되기를 성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주한 인도대사는 헌사에서 “불교 출가자였던 형제들과 함께 1세기에 한국으로 건너온 허황후설화에서 불교로 맺어진 한국과 인도의 인연이 굉장히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인도와 조계종의 우정이 종정 예하의 지원으로 더욱더 굳건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법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종정 예하께서는 일과 수행, 삶과 예술, 자연과 문화가 결코 둘이 아니라는 선농일치를 실천하셨다”며 “종정 예하와 조계종이 품어온 정신과 예술의 향기가 세상에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봉 성파 종정 예하는 따로 준비한 법문이 있었지만, 법석에 오른 대종사는 일상의 법어로 대중들이 알기 쉽고, 유머 있게 법을 전했다.

성파 대종사는 “동중에 공부하는 분들이 정중의 공부를 망각한다거나, 정중의 공부하는 것들이 동중에 공부하는 것을 도외시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이판과 사판이 따로 없고 동중에서 공부하는 것과 정중에서 공부하는 것이 따로 없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과연 이 시대에 호국을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법문을 열었다. 대종사는 “우리 불교는 옛날부터 토목과 건축과 조각과 미술과 모든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문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언급하고 “우리의 뿌리 깊은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잘 이어 나가고 잘 지켜나가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야 된다”고 강조하며 “우리 불자 여러분들은 그런 면에서 민족 문화의 책임을 지고, 민족 문화 창달에 노력해야 국태민안을 가져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불자들의 국가 기여를 당부했다.

이어 스님은 “특별한 법문은 많이 준비를 했는데 양산 통도사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싹 다 잊어버렸어요”라며 대중의 박수와 웃음을 이끌어내고 “우리 불자 여러분들은 이 사회의 이 세계의 얼어붙은 마음들을 따스한 화합하는 기분으로 굴려서 인간에게 얼굴에 웃음꽃이 피울 수 있도록 그렇게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 불자의 임무와 책임”이라고 강조하고 “이때까지 있던 것들을 싹 지워버리고 새로 전부 출발하면 전부 우리 마음과 우리 가정과 우리 사회와 우리 국가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초발심을 강조하며 법문을 마쳤다.

종정 스님의 법어에 이어 사부대중은 ‘석가모니불’을 정근하며 눈밝은 선지식의 가르침에 따라 원력보살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봉행된 『중봉 성파 대종사 제15대 종정 추대법회』는 종정 스님의 법어에 이어 ‘석가모니불’ 정근, 불교음악원의 국악연주와 장사익씨 등 축하공연과 사부대중이 사홍서원을 봉송하며 성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