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4.4 2 일체경(一切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자눗소니 바라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서로 인사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문 고타마시여, 일체 법이란 어떤 것을 일체 법이라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눈과 색과 눈의 식별과 눈의 부딪침과 눈의 부딪침을 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로운 느낌 · 즐거운 느낌 ·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는 느낌과 귀 · 코 · 혀 · 몸 · 의지와 소리 · 냄새 · 맛 · 촉감 · 법과 귀 · 코 · 혀 · 몸 · 의지의 식별과 귀 · 코 · 혀 · 몸 · 의지의 부딪침과 귀 · 코 · 혀 · 몸 · 의지의 부딪침으로 생기는 느낌, 즉 괴로운 느낌 · 즐거운 느낌 ·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일체 법’이라 한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이것은 일체 법이 아니다. 나는 이제 사문 고타마가 말하는 일체 법을 버리고 다시 일체 법을 세울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다만 말만 있을 뿐 자꾸 물어도 알지 못하여 그 어리석음과 의혹만 더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자눗소니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