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에서 천막 농성을 벌였던 촛불수행단이 28일 오후 모두 조계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임태훈 인권법률팀장은 “3시 15분경 박원석 실장이 전화로 조계사 밖이라고 알려왔다”며 “구두로 메시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임태훈 팀장이 전한 박원석 실장의 메시지는 “우리들의 피신은 좋은 사회를 향한 자유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실체적이며 상징적인 저항행위”라며 “조만간 다시 국민들 앞에 서서 저항의 대열에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태훈 팀장은 “촛불수행단들이 조계사에서 머물며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아오던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그들이 밖을 나설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주위에 알리지 않고 나선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태훈 팀장은 “촛불수행단들이 현재 정확이 조계사를 떠난 시점과 방법, 잠적한 장소 등은 전혀 알려진 바 없으며 지난 24일에는 김광일 씨가 먼저 조계사를 빠져나간 것을 확인됐다”며 “전화기를 모두 놓고 나간 것으로 보아 전화추적이나 도감청을 우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임태훈 팀장은 “광우병대책위원회는 사실상 활동을 마감하는 단계로 새로이 출범하는 민노총 등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민생민주국민회의로 편입해 조직을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께 자리한 민주노총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은 “이석행 위원장은 다른 수배자들과 달리 조계종 측에서 나가 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었다”며 “이 같은 부담이 조계사를 떠난 것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은 “이석행 위원장은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다시 나타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 조계사를 떠날 것은 전혀 논의된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은 이들의 잠적 사실이 알려진 직후 논평을 통해 “종단은 광우병등 사회적 갈등이 국민대화합 차원에서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랬고 정부당국에 국민화합 조치를 건의한 바 있다”며 “(촛불수행단이) 오늘 아무런 흔적 없이 떠났으나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며, 다시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사람이 없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원석 실장이 전화로 전달한 내용 정리> -조계사를 떠나면서- 경황이 없어 짧게 말씀드리는 점 이해바랍니다. 정권의 엄청난 잘못으로 시작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촛불항쟁은 누가보기에도 떳떳하고 정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촛불시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무려 2,500여명의 시민이 부상을 입었고, 1,600여명이 체포됐으며 , 70여명이 구속되고, 30여명 가까이가 수배되는 고초를 겪게 됐습니다. 저희도 어쩔 수 없이 100일이 넘는 조계사 농성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농성에 보내주신 국민들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 조계사 농성단 6인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조계사를 떠나 잠행농성을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들의 피신은, 어떠한 권력도,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검-경도, 시민들의 진실과 정의를 좋은 사회를 향한 자유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실체적이면서 동시에 상징적인 저항행위입니다. 또한 주권자인 시민을 함부로 탄압하는 권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 라고 하는 강력한 경고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또 다른 농성 길에 오르면서, 우리 국민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함부로 여기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 1%특권층을 위한 정책에만 여념이 없는 이 정권에 맞선 범국민적 저항에 나설 것을 호소 드립니다. 저희들도 조만간에 다시 국민들 앞에 서서 이 저항의 행렬에 함께 할 것입니다. 그동안 장기간 농성을 도아주신 조계종 총무원장님과 조계사 주지스님 등 불자들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