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2.9 바라드와자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상에 계셨다.

그때 사밧티성 안에는 다난자니라는 바라문의 부인이 있었다. 그녀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믿어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과 승가에 귀의하였다.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대한 의심을 떠나고, 괴로움과 괴로움의 집기와 괴로움의 멸함과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에 대해서도 의혹을 떠났다. 진리를 보아 완전히 평등한 지혜를 얻었다.

그녀의 남편 바라드와자는 바라문 종성이었다. 그녀는 남편 곁에서 일을 하다가 이익이나 손해가 일을 때마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고 말하며, 여래께서 계신 방향을 향해 합장하고 세 번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  응공 · 정변지의 몸은 순금 빛으로 뚜렷한 광명이 가득하고, 몸은 단정하고 원만하여 니그로다 나무 같으시며, 묘한 법을 잘 설하시고, 거룩한 성자이시며, 가장 뛰어난 선인이신 나의 스승님께 귀의합니다.“

그때 남편인 바라드와자 바라문은 이 말을 듣고 성을 내고 불쾌해 하면서 아내에게 말하였다.

“귀신이 들렸소? 그것은 옳지 않고. 삼명(三明)을 갖추고 큰 덕이 있는 바라문을 버리고, 지혜도 없고 세상이 칭찬하지도 않는 사문을 칭찬하는구려. 내가 지금 가서 당신의 스승과 토론하리니, 그 낫고 못함을  알 수 있을 것이오.”

바라문은 곧 부처님께 가서 인사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것을 죽이면 편안히 잘 수 있고

어떤 것을 죽이면 마음에 걱정 없고

어떤 것을 죽이면 고타마가 칭찬합니까.

세존께서는 바라문의 마음을 살펴 아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성냄을 죽이면 

편안히 잘 수 있고

성냄을 죽이면

마음에 걱정이 없다

성냄은 독의 근본이 되어

능히 감로의 종자를 해진다네.

성냄을 죽일 수 있으면

성현은 그를 칭찬하리니

만일 능히 성냄을 죽이면

그 마음은 걱정이 없으리라.

그때 바라드와자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차례로 설법하여 기쁘게 하셨다. 보시와 계율과 하늘에 태어나는 법을 말씀하시고, 탐욕에 집착하는 것은 재환과 번뇌임을 말씀하시고, 청정한 출요와 멀리 떠남을 수순하기와 청정함의 복과 이익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바라드와자 바라문은 그 자리에서 네 가지 거룩한 진리, 즉 괴로움과 괴로움의 집기와 괴로움의 멸함과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완전한 지혜를 얻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합장하고 말씀드렸다.

“저는 이미 제도되었습니다. 이제 청신사가 되어 목숨을 마칠 때까지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과 승가에 귀의하겠습니다. 저를 받아주십시오.”

그는 부처님께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는 남편이 오는 것을 보고 말하길, “나의 스승 여래와 토론해 보셨습니까?”

남편이 대답하였다.

“나는 아직 어떤 마라 · 범천 · 사문 · 바라문 등 모든 천신과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거룩한 성자이신 당신의 스승님과 토론할 수 있는 이를 보지 못하였소. 그러니 당신은 지금 나를 위하여 좋은 법의(法衣)를 지어 주시오. 나는 그것을 가지고 세존께 가서 비구가 되어 도를 배울것이오.”

아내는 깨끗한 흰 천으로 법의를 지어 주었다. 바라문은 그 법의를 가지고 세존께 가서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지금부터 세존의 법 안에서 비구가 되어 도를 배우고 범행을 닦을 수 있습니까?”

“그대도 지금부터 이 법 안에서 비구가 되어 도를 배우고 범행을 닦을 수 있습니다.”

그는 집을 떠나 혼자 고요히 생각하였다. ‘선남자가 수염과 머리를 깍고 가사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배우는 까닭은..... 아라함이 되어 마음의 해탈을 얻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