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순례하면서 뱀방생 해 보셨나요?
성철 스님
불법은 삶과 죽음의 지혜를 배우는 생사학이다.
수행이란 안으로는 가난을 배우고
밖으로는 모든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다.
어려움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알고도 모른척하는 것이다.
공부 가운데 가장 큰 공부는
남의 잘못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 성철 스님 공부노트 중에서
우리는 죽음이 오기 전에 자신의 죽음을 묵상하고 체험할 필요가 있다. 생전 예수재는 자기가 죽었다고 가정하고 자신의 사십구재를 지내면서 이생의 삶을 참회하고 내세의 삶을 발원하는 것이다.
마치 해외 유학을 준비하듯이 사후세계에서 겪게 되는 내용을 미리 배우고 죽음과 친해지는 훈련이다.
우리는 사후의 바르도를 미리 학습함으로써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불교는 삶과 죽음의 지혜를 깨닫는 생사학이기 때문이다.
불가에는 하루에 절 세 곳을 참배하는 삼사순례의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세 군데 절을 참배하면서 세 마리 짐승을 방생하는 것이 삼사순례의 큰 뜻이다.
첫 번째 절에 가서 절할 때는 마음속으로 ‘뱀방생’ 하고 소리쳐야 한다.
사람들을 미워하고 용서하지 못했던 뱀의 독한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두 번째 절에 가서 절할 때는 마음속으로 ‘닭방생’ 하고 소리친다.
닭은 높은데 올라가기를 좋아하고 머리에는 벼슬이 있다. 또 울 때는 꼬끼오 하고 우는데 한문으로 ‘고귀위’라고 한다. 높고 귀한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뜻이다.
닭방생하는 것은 나를 높이고 사람들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던 닭의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세 번째 절에 가서 절할 때는 마음속으로 ‘돼지방생’하고 외친다.
돼지는 평생 하늘을 보지 못하고 땅만 보고 먹을 것만 찾는다. 목에 칼이 들어올 때 고함지르며 딱 한 번 하늘을 보며 죽는다고 한다. 물질적인 삶에 빠져 수행에는 게으른 돼지의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수행자는 아침에 일어나면 쓰 ~으 하면서 숨 세 번 크게 내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첫 번째 숨은 만족하지 못하는 돼지의 마음을 내보낸다.
두 번째 숨은 용서하지 못하는 뱀의 마음을 내보낸다.
세 번째 숨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못하는 닭의 마음을 내보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