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의 스승인 링 린포체가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했다.

지관 스님은 “일곱 살 때 해인사에 온 링 린포체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사이 많이 컸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지관 스님은 또 “한국에도 고려말 라마교가 들어온 적이 있다”며 “한국과 티베트 불교가 인연이 아주 깊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의 초청으로 6년만에 한국을 방문한 린포체는 약 보름간 한국에서 머물 예정이다.

달라이라마의 스승이었던 링 린포체는 1983년 입적했고, 현재의 링 린포체는 1985년 8월 인도 달람살라에서 태어났다. 당시 달라이라마는 관(觀)을 통해 스승이 환생했음을 알고 조사단에게 링 린포체가 태어난 집과 그 주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조사단은 1985년에 태어난 690명 어린이 중에 한 아이를 찾아냈는데, 이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조사단 중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다고 한다. 또한 전생에 링 린포체가 쓴 염주를 골라내는 등 여러 가지 확인과정을 통과해 1987년 링 린포체의 환생으로 인정됐다.

링 린포체는 달라이라마의 스승이 되었다가, 다시 환생한 후에는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을 받게 된다. 그리고 다시 환생할 달라이라마를 기다렸다가 후일 그의 스승이 된다.

올해 23살이 된 링 린포체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린포체는 30일에 열리는 통도사 화엄산림에서 화엄을 주제로 법문을 펼치게 된다. 또 이날 오후 5시까지 한국의 불자들을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링 린포체는 지관 스님과의 면담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래의 내용은 그 이야기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한국에 오랜만에 오셨는데 소감이 어떠한가.

너무 기쁘고 기분이 좋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유독 한국만은 제2의 고향이라며 아주 좋아한다는 것이 정우 스님과 린포체 측근들의 전언이다. 그의 외국 방문은 모두 다람살라 망명정부의 허가 하에 이루어지는데, 달라이라마 또한 한국 방문은 줄곧 허락해주고 있다고 한다.)

△전생에는 달라이라마를 교육시켰고, 이생에는 14대 달라이라마로부터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달라이라마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았나.

기본적인 교육은 현재 머무르고 있는 드레풍 사원에서 받고 있다. 다만 달라이라마의 법문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다람살라에 가야하고 꼭 앞자리에 앉아 법문을 듣는다. 올해에는 지난 3월에 다람살라에서 공의 현실화(realization of emptiness)와 딴뜨리즘에 대해 배웠다.

△불교학자들은 환생자의 우수한 능력도 능력이겠지만, 무엇보다 티베트불교의 우수한 교육시스템이 달라이라마나 린포체를 배출해내는 것이라고들 한다. 전세계 불교를 주도하는 티베트불교의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티베트불교의 힘은 자신만의 (특별한) 스승이 있다는 것이다. 스승이 없으면 배울 수가 없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원칙적으로 같다. 하지만 티베트의 스님들은 공부를 아주 많이 한다. 20년간 거의 자지도 쉬지도 않고 공부를 한다. 그리고 대중 앞에서 보름에 걸쳐 시험을 본다. 한 사람당 3명에서 10명씩 돌아가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데 거의 무의식 중에 대답을 해야 하는 수준이다.

△달라이라마가 여전히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달라이라마도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때가 되면 그 메시지가 크리스챤이나 무종교인들에게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한국인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에 통도사에서 법문을 한다는데, 무슨 내용을 전할 예정인가.

이번 법회의 주제가 화엄산림이라고 해서, 화엄경에 관한 내용을 전할 예정이다. 인도에서 직접 티베트 화엄경을 들고 왔다.

△혹시 사원에서 영화도 보는가.

사원에는 TV, 영화, 라디오, 소설이 하나도 없다. 오직 경전만 있을 뿐이다. 공부하다 틈이 나면 휴식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