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체가 일으키는 작용을 잘 알아서 체득하는 것이 곧 불교음식관
어떤 문화의 원형을 찾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 문화의 형성 이전에 시공간적으로 사람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문화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변용되었으며, 정착했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오늘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뿌리가 튼튼한 새로운 창조를 해나가는데 더없이 건강한 밑받침이 된다.
조계종 교육원 교육아사리와 포교원 의례위원회 의례실무위원을 맡고 있는 태경스님이 한식이나 사찰음식이 어떻게 시작되고 변용됐는가를 인문학을 바탕으로 정리한 책 『고려 옹기와 청자에 음식을 담다』(양사재)를 출간했다.
“‘한식’에서는 불교음식을 끌어드리지 않으려하고, 불교음식에서는 한식과 다른 점을 밝히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또한 불교에 기반을 둔 불교음식과 승려들이 일상생활에서 먹는 사찰음식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조리를 중심으로 하는 실물음식 연구도 필요하지만, 음식의 본질을 대상으로 사회현상을 읽어내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근래는 음식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연구 결과가 등장하고 있어 다행이다. 여기에 사료가 부족한 고려시대의 음식을 엿볼 수 있는 방법이 제시 된다면, 우리의 음식문화를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머리말 5쪽 -
책은 먼저 △‘총론 음식을 담다’에서는 ‘새로 돋아난 푸성귀와 죽순을 맛보는 소순기(蔬筍氣)는 수행자에게 어울리는 풍미’, ‘개경에 설치한 무료급식소 시수(施水)’, ‘고추가 들어오기 이전의 매운맛 초(椒-산초)’, ‘발효식품 저장용으로 쓰인 옹기와 꿀과 생선기름 등을 담았던 청자’, ‘음식을 대할 때 관(觀)해야 할 다섯 가지 내용인 오관(五觀)’과 ‘불교음식문화가 조선시대 사찰가람의 배치에 끼친 영향’, ‘조선왕실의 속제(俗祭-왕실의 조상제사)와 고려 불교음식인 유밀과(油密果)의 재현’ 그리고 ‘오늘날 민가의 결혼, 환갑 등 큰 날의 상차림은 고려 불교음식의 영향’ 등이 자료에서 드러나는 역사적 의의를 소개한다.
고려는 송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불교문화의 바탕과 고려문화가 어우러져서 우리의 상차림을 만든다. 그리고 조선시대를 지나며, 오늘날 우리의 밥상에 까지 전해졌다고 볼 수 있다. - 머리말 6쪽 -
△‘제1부 음식을 먹다’에서는 혜심 스님의 <무의자시집>, 천책 스님의 문집<호산록>, 최자의 <보한집>,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서긍의<고려도경>, <고려사>, 진달수의 <본심재소식> 등의 책들 속의 음식 이야기와 고려시대의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들의 특징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또한 불교음식에 있어서의 맛(味), 식(食), 오신채(五辛菜)와 육식(肉食)의 의미를 톱아 보며 불교음식학의 배경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제2부 음식을 읽다’에서는 채소음식을 소재로 한 시 20수를 담고 있는 <본심재소식보>의 산속의 음식과 송나라의 문화와 음식들이 바로 고려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경몽화록> 등 송나라에서 유행한 음식문화를 소개 한다. 또한 ‘송도(松都)의 먹거리’, ‘서긍(徐兢)의 개경(開京) 음식’, ‘역사 속의 음식들’을 고려시대의 문집, 사료, 저술 등에서 음식을 언급하는 詩와 가사 등을 찾아 풀어 놓았다.
△‘제3부 음식을 이야기하다‘에서는 동양최초의 맛이론인 오미(五味)를 <여씨춘추>에서, 약식동원의 근거로 오미론을 이용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의학서 <황제소문영추경>에서, 일상생활에서의 음식관을 <논어> 향당편에서 발췌하여 수록했다.
특히 ‘불교음식의 이론’에서는 불교수행의 시작을 담은 간문제의 <육근참문>, 삶을 위한 최소한의 음식을 언급한 <유가사지론>, 육식차단의 필요성을 언급한 <입능가경>, 음식의 절제를 얘기한 <성실론>, 오신채의 금지를 언급한 <광홍명집> 등에서 불교에서 음식을 주제로 한 여러 견해들을 모았다.
사찰음식은 건강식이 아니라, 식체(食體)를 갖추고 식상(食相)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수행 방편의 하나이다. - 불교음식수행론 -
출가자의 수행은 식사의 공양의례인 식당작법, 즉 발우공양에서 촉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경계의 대상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식체가 일으키는 작용을 잘 알아서 체득하는 것이 곧 불교음식관인 것이다. - 본문 335쪽 -
저자 태경 ∥ 출판사 양사재
347쪽 ∥ 20,000원
저자소개
태경 스님
강원도에서 태어나고, 해인사에서 출가하여, 봉녕사승가대학을 졸업
세종대학교 경영대학원 호텔경영학과(MBA, 경영학석사)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에서 석사(계율) 및 박사(한국화엄:균여) 학위 취득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과정(금속공예) 수료
동 대학원 미술학과에서 박사과정(불교미술) 수료
•경력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서울)과 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경주)에서 강의
홍익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과에서 ‘한국의 색’ 강의
봉녕사·동학사·청암사승가대학에서 강의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성보박물관 학예실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종단교수아사리( 현)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의례위원회 의례실무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법계위원회 의제실무위원(현)
세종특별자치시 무형문화재위원(현)
•저술
[조상경(造像經)](-불복장의 절차와 그 속에 담긴 사상(2006, 운주사)
[초기화엄사상사](2007, 불교시대사)
[佛腹藏에 새겨진 의미](2008, 양사재)
[알기 쉬운 불교용어 산책](2011, 양사재)
목차
일러두기
머리말
참고문헌
총론 음식을 담다
1. 한식의 원형을 찾는 길
2. 우리의 풍미(風味)
3. 개경(開京)에 설치한 무료급식소
4. 고추 이전의 매운맛 초(椒)
5. 음식을 담은 고려의 옹기와 청자(靑瓷)
6. 바다 속에서 나온 청자발우
7. 조선왕실의 속제(俗祭)는 불교음식의 재현
8. 전통음식문화의 기초를 놓은 불교음식
제1부 음식을 먹다
1. 음식 이야기가 있는 책
1) 무의자시집
2) 호산록
3) 보한집
4) 동국이상국집
5) 고려도경
6) 고려사
7) 본심재소식보
8) 동경몽화록
2. 개경(開京)의 음식 이야기
3. 불교음식의 기본 이야기
1) 맛(味)
2) 식(食)
3) 사찰음식에서 오신채와 육식
4) 오신채와 오채(五菜)
제2부 음식을 읽다
1. 송(宋) 개봉(開封)의 먹거리
1) 산속의 음식
2) 꿈속의 음식
2. 개경(開京) 문인의 먹거리
1) 승가의 소순기(蔬笋氣)
•채조(蔡絛) [서청시화(西清詩話)]의 유통
2) 송도(松都)의 먹거리
•공래산 구절판(九折坂)과 폐백 이야기
•두보의 [탁료유묘리(濁醪有妙理)]와 소식의 [탁료유묘리부(濁醪有妙理賦)]원문
•삼해주(三亥酒) 이야기
3) 서긍(徐兢)의 개경(開京) 음식
4) 역사 속의 음식
3. 승려의 음식 이야기
1) 마음을 자연으로 노래
2) 수행을 산초(山椒)에 비유
제3부 음식을 이야기하다
1. 동양의 맛이론(味論)
1) 동양 최초의 맛이론
2) 한의학의 5가지 맛
3) 한의학의 5가지 맛이론
4) 맛을 움직이는 이론
5) 공자의 음식
2. 불교음식의 이론
1) 육근(六根)을 참회하는 글
2) 식(食)에서 양(量)을 아는 것
3) 고기 먹는 것을 막는 이야기
4) 식(食)을 싫어하는 상(想)
5) 5가지 매운맛 채소
6) 바른 식(食)을 논함
7) 법회 여는 것을 논함
8) 식(食)의 체(體)
9) 먹는 자리는 작은 상으로 함
10) 숟가락과 젓가락의 사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