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에서는 민원위원장에 성시화운동을 주도한 장로가 임명되고 서울 여러 동에서는 업무보고회가 교회에서 열리는 등 종교편향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 불교계의 거센 항의로 인해 잠시 수그러든 것처럼 보였던 종교편향 논란이 다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산시는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민원 등 해석이 명확하지 않는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민원즉심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전용태 변호사를 선임했다. 문제는 전용태 변호사가 기독교성시화운동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조계종 사회부 박정규 행정관은 “민원즉심위원회가 이제 막 출범해 구체적으로 종교편향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성시화운동을 주도하는 장로가 위원장인 위원회에서 특정종교에 유리하도록 민원처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행정관은 “앞으로 안산시민원즉심위원회가 종교편향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는 만큼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산시 민원즉심위원장은 전문계약직 ‘가’급으로 5급에 상당하는 직책으로 관리자에 해당한다. 또한 민원즉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공무원이 처리할 경우 감사에서 면책돼 추후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묻기 곤란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편 서울 일부 동사무소들이 신년업무보고회를 교회에서 개최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보고회는 구청장과 동장 및 지역 주민이 함께 자리해 동사무소별 1년 계획을 공유하는 연례행사로 동사무소에서 장소섭외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대문구의 경우 2월 17일 열린 동보고회를 창전감리교회에서 진행했으며, 25일 남가좌1동 보고회는 칠광교회 26일 북가좌1동 보고회는 증가교회에서 개최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동작구의 경우 노량진 2동은 2월 13일 장성교회에서 동정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가 열린 장성교회 식당 벽면에는 성경내용이 적힌 소형현수막들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도봉구 방학1동은 영천교회에서 보고회를 개최했다. 보고회가 열린 장소는 교회본당으로 대형십자가가 훤히 드러나 종교적인 색채를 강하게 나타냈다.

구로구의 경우는 교회에서 실시한 경우가 월등히 높았다. 14개 동의 보고회중 60%에 달하는 8군데가 교회에서 보고회를 개최했다.

보고회 담당인 구로구청의 유재호 주임은 “많은 인원을 수용할 공간을 찾다보니 대형교회를 섭외하는 것이 유리했다”고 답했다.

노량진 2동 조상준 주임도 “노량진 지역은 현재 뉴타운지정으로 개발이 중단된 상태라 대형 공간이 없다”며 교회선택의 불가피함을 표명했다.

그러나 방배2동의 경우 관내 웨딩홀에서 보고회를 진행했으며 서초1동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강당에서 보고회를 열어 단순히 장소부족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명석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 동사무소의 관계자는 “투표소 등도 종교시설을 피해 설치하라는 지시가 있지만 기존에 교회를 선택해와 관습적으로 교회를 섭외한 면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광부는 종교편향방지 지침을 수립하고 공무원들에게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일선공무원들은 특정종교에 편중된 업무처리는 아니라며 종교편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식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불교계의 지속적인 종교편향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