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 스님의 불교행복론 55
ⓒ 장명확
부처님의 제자 중 ‘마하로(摩訶盧)’라는 비구는 너무 미련하여
오백 명의 비구들이 차례로 글을 가르쳤지만 한 게송도 외우지 못했다.
그래서 항상 절을 지키면서 청소를 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어느 날, 그 나라의 국왕이 여러 수행자를 청하여 공양 올리는데
마하로 비구는 가지 못하고 절을 지키게 되었다.
그때 마하로 비구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후원의 큰 나무에 스스로 목을 매어 죽으려고 하였다.
부처님은 신통력으로 이를 보시고 나무의 신으로 변화하여 말씀하셨다.
"비구여, 왜 그런 짓을 하느냐.”
마하로 비구가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말하자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과거 가섭부처님 당시에 너는 오백 명의 제자를 거느린 유명한 삼장(三藏)법사였다.
그런데 자신은 지혜가 많다고 하여 뭇사람들을 업신여기면서
경전의 뜻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래서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항상 아둔하여 많은 사람에게 구박을 받는 것이다.
네가 받는 괴로움의 원인이 네게 있는데
자신을 책망해야 할 것인데, 스스로 비관을 하느냐?”
이때 마하로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자신의 전생을 알게 되었다.
지금 자기를 가르치면서 아둔함을 탓하는 비구들이 바로 자신의 제자였던 것이다.
<한글대장경 경율이상(經律異相) 제17권中〉
이 마하로 비구에게 나타나는 유별난 장애는
모두 전생에 법을 가르쳐 주지 않은 업보 때문이다.
사람들은 장애가 있을 때에는 자기가 지어 놓은 과보 인줄 모르고
세상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며 남을 원망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자신이 지은 업의 과보이며
이것을 알고 극복하려는 참회와 정진의 생활을 하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