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은 무한하며 개발은 계속된다’는 암묵적 전제 아래 끝없는 발전을 추구해온 인류
성장 패러다임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으며, 우리는 사고의 틀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술락 시바락사 박사
세계참여불교의 선구자이자 태두인 술락 시바락사 박사의 강연회가 6월 4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다.
정토회에서 주최하는 술락 박사의 이번 방한은 5월 27일부터 시작되는 INEB(국제참여불교연대) 방문단의 정토회 견학 일정에 맞춘 것으로 강연회와 인터뷰를 비롯한 여러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강연회는 기조강연에 이은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법륜스님이 함께 하여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내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술락 박사의 삶은 붓다의 자비를 사회 속에서 실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일관해왔으며 서구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논리에 맞서 미래의 대안을 제시해 왔다. 여전히 전 세계를 돌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쉼 없는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는 지금 놀라운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4차산업혁명과 AI의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른 변화를 목격 중이다. 그러나 발전의 한편에서는 재앙에 가까운 환경파괴와 오염이 지구를 잠식한다. 일상이 되어버린 미세먼지와 이상기후, 태평양을 떠도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과 몸속에 비닐이 꽉 찬 채 죽은 바다동물의 모습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또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민족 간, 국가 간, 종교 간 갈등과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굶주리고 다친 사람들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 역시 여전하다.
근대 이후 세계는 ‘자원은 무한하며 개발은 계속된다’는 암묵적 전제 아래 끝없는 발전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성장 패러다임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으며 우리는 사고의 틀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시대는 대전환을 요구한다.
오늘날의 난제들 앞에 우리는 어떤 해법을 구할 수 있을까?
세계참여불교의 태두 술락박사 “문명전환시대 생명·평화의 길” 초청 강연에서 평생을 불교의 토대 위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헌신해온 술락 박사에게 담마의 길을 묻고자 한다.
술락 시바락사
사회참여불교의 태두이자 사회비평가로 활동하는 술락 시바락사는 1933년 태국 방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는 사원학교에서 전통교육을 받았고, 이후 영국에 유학하여 대학에서 철학과 사회학, 법학을 공부했다.
정권의 부도덕함과 자본의 횡포에 저항하다 여러 번 기소, 투옥되었으며 오랜 망명생활을 했다. 1976년 태국 유혈 쿠데타 이후 망명길에 올라 18년간 북미와 유럽에 머물면서 UC 버클리와 코넬 대학교, 토론토 대학교에서 방문교수를 지내며 활동가로서 활약을 이어갔다.
12개의 NGO를 창설하고 많은 출판물을 발행하면서 ‘평화와 비폭력, 정의와 인권’이 새로운 사회의 대안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으며 1989년에는 달라이 라마, 틱낫한 스님과 함께 국제참여불교연대(INEB)를 설립하여 불교의 가르침으로 세상 바꾸기를 시도하고 있다.
1995년 대안 노벨평화상이라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을 수상하였다. 주요 저술로는 국내에서도 이미 출간된 ⟪평화의 씨앗⟫ ⟪불교경제학⟫을 비롯, 태국어와 영어로 백 권 이상의 책과 논문이 있다.
《불교경제학》
현 세계는 ‘경제개발’이라는 이념에 취해 있고, ‘소비주의’라는 종교에 빠져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더 벌려 애쓰고,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소비를 자극하는 현재의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붓다의 문제의식 중 하나는 왜 한 생명이 살기 위해서 다른 생명을 해쳐야 하는가였다. 너와 내가 모두 행복한 길, 자연과 인간이 함께 존재하며 번영하는 길, 그것이 바로 삶의 방법론으로서의 불교경제학이다. (정토출판, 2018년 출간)
《평화의 씨앗》
불교적 성찰을 기반으로 하여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소개한다. 평화의 씨앗이란 자기 성찰을 의미한다. 자기 성찰이란 우리 자신의 몸, 마음, 느낌 그리고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술락 박사는 실천가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면서 우리 자신과 세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토출판, 2001년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