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화단의 거장 최북(崔北)의 금강산표훈사도(金剛山表訓寺圖)

백화암터의 비석, 부도들을 돌아보고 숲속의 꾀고리 소리를 들으며 개울을 따라 거스러 오르면 표훈사 다리가 있다. 옛날에는 중향성과 이 일대의 아름다운 숲과 산들이 다리 및 개울물에 비치여 어른거린다 하여 “함영교”라고 하였다.

표훈사 다리를 건너서면 곧 표훈사가 마주 보인다. 표훈사는 장안사 유점사 신계사와 함께 금강산에서 손꼽히는 4대 절의 하나로서 사방 울창한 숲이 덮이고 기암괴석을 머리에 인 청학대, 금강대 돈도봉 오선대 법기봉 천일대 된불당 등이 병풍처럼 둘러 싼 아름다운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회양 표훈사 전경  (ⓒ국립중앙박물관)

표훈사는 신라에서 불교가 가장 번창하던 670년(문무왕 10년)애 승려 표훈이 처음 세운 이후 여러 번 개건, 중축을 거쳐 지난 6.25 전쟁 전까지 보존된 건물은 대부분 이조 후기의 것이었다.

금강산 절중에서도 표훈사는 유달리 역대 왕실과 인연이 깊었던 만큼 궁중에서 보내온 공예품들과 전설의 53불을 조각한 철탑, 40말의 쌀을 한꺼번에 쪄낼 수 있는 500근 짜리 놋 시루를 비롯하여 많은 유물들이 있었다.

그러나 53불을 조각한 철탑은 임진왜란 때 왜적들이 훔쳐갔고 그 밖의 많은 유물들은 6.25 전쟁 때 폭격으로 파괴 또는 유실되었다.

회양 표훈사 반야보전  (ⓒ국립중앙박물관)

표훈사의 건물도 6.25때 폭격으로 무참히 파괴되었으나 그 이후 주요 건물들이 원상대로 복구되었다. 표훈사는 중심건물인 반야보전을 비롯하여 영산전 명부전 웅진전 어실각 능파루 그 밖의 여러 부속건물들로 이루어졌다.

표훈사의 중심 건물인 반야보전은 앞면 3칸(14.09m), 옆면 3칸(9.4m)dp 바깥 7포 안 9포의 두공을 재치 있게 짜 올리고 날개를 펼친 듯 겹처마의 합각지붕을 얹었으며 건물전반에 화려한 금단청을 입혔다. 위가 약간 훌쪽하게 오마라든 두리기둥을 세우고 네모서리 두 공우와 앞면 가운데의 두 기둥 위를 잘 조각된 용머리로 장식하였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히고 무게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이 건물은 이조후기 건축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표훈사 능파루

표훈사 부속건물의 하나인 능파루 역시 금강산의 자연풍치에 어울리게 잘 지은 2층다락 건물이다. 응파루에는 금강산을 이웃집 다니 듯 하던 19세기의 풍자시인 금삿갓(김병연, 1807년 - 1863년)이 금강산의 아름다움과 그 특징을 생동하게 노래한 즉흥시 두수를 지어 시 짓기 내기를 하던 양반들을 골탕 먹이였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이때 그가 지은 즉흥시는 다음과 같다.

나는 금강산이 좋아 찾아가는데

푸른 물아 너는 어찌하여 오는가

소나무 소나무 잣나무 잣나무

바위 바위를 돌아서니

물물산산

가는 곳마다 신기하구나(계속)

공훈 예술가 신응호 금강산 표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