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저서 『현대한국불교의 방향』을 요약 게재합니다.
사진 = 장명확
중생 속에 뛰어든 부처님
대승불교의 사상적 깊이와 상징적 표현은 밀교에 이르러 극도에 달한 듯하다. 이에 의하면 관음과 미타는 동일한 것으로 취급되어 정토에서는 미타의 몸을 나투고, 예토에서는 관자재의 몸을 나툰다고 한다. 심지어는 모든 부처는 관자재의 교화에 힘입어 성불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관음을 이렇게 이미 성불한 부처로 보는 것이 밀교 특유의 사상이지만, 그러나 이것 또한 법화경의 삼십삼신설(三十三身設)에 부처 몸이 포함되어 있는 데에 이미 그 근거가 있었다고 말할 수가 있다.
밀교의 풍부한 상징성은 관음의 이러한 특성을 여러 가지 만다라로 표현하고 응현신(應現身)을 분화시키고 있다.
그러한 밀교적 관음 중에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것으로는 성(聖) 천수천안 마두 십일면 여의륜 준제 불공견색 백의관음 등을 들 수가 있다. 이들의 여러 가지 사물과 괴상한 형상은 육도에 헤매는 중생들을 근기에 따라 건지려는 사랑의 적극적인 표현임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공혜(空慧)의 소유주로 등장한 관음은 중생의 괴로운 소리에 귀 기울여 사바의 포타라카에 머물더니, 다시 중생을 정토에 인도하고 이제는 육도에 헤매는 중생 속에 던지는 부처로 새겨지고 있다.
그러한 관음에 대해서 어찌 열렬한 신앙을 바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괴로운 중생을 어루만지는 영원한 어머님의 모습, 그것을 경전은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