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복지재단은 9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3000배 정진기도를 봉행했다. 그동안 기도에 참석한 인원만도 3000명이 넘는다.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3000배 정진기도를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는 매년 1500여명의 아이들이 소아암, 심장병 등 난치병에 고통 받고 있으나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생을 마감하는 일이 많다.

바로 이 아이들을 위한 기도이다.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병마에 휩싸여 고통 받는 어린이들이 하루속히 완치되길 기원하는 것이다.

2009년에도 조계종복지재단(대표이사 지관)은 난치병어린이돕기 3000배 정진기도를 4월 11일부터 12일까지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했다.

내 아이, 내 동생의 아픔인 것처럼 걱정하는 수많은 불자들이 기도에 참석했다. 참가자들로 인해 조계사 대웅전에 자리가 부족해 앞마당에 자리를 펴고 바닥에서 기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계사를 수놓은 오색연등아래서 기도하는 모습은 마치 극락세계에서 마음을 모아 정진하는 보살들과 같다”며 “이 정성이 모인다면 능히 아픈 어린이들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소년소녀합창단 정주은 학생은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하루속히 병마에서 벗어나 한없는 복밭에서 함께 뛰놀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발원하기도 했다.

3000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병마와 싸우는 어린이들의 고통에 비할까. 1배 1배 절을 하는 이들은 아이들의 쾌유를 비는 일념에 절하는 수고로움은 잠시 접어두었다. 중생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유마거사의 모습이 이러했으리라.

자정이 가까워지며 쌀쌀한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기도하는 이들에게는 열기를 식혀주는 오히려 고마운 바람이었다.

힘들 법도 하지만 홍천장애인복지관에서 언어치료사로 근무하는 최재웅 씨는 “병마와 싸우는 어린들에 비하면 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장애인복지관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전 직원이 기도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기도에 참석했다는 임채희씨도 “평소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난치병아이들을 위해 3000배 정진기도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석했다”며 “아이들이 빨리 치유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밤을 지새우며 3000배 정진기도를 마친 불자들의 정성은 난치병어린이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조계종복지재단은 지금까지 3000배정진기도를 통해 모금한 1억5000여만 원을 난치병어린이들의 치료비로 지원했다. 이번 기도를 통해서 모인 성금도 병마에 한번 치료비에 또 한 번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부처님의 자비와 불자들의 정성이라면 난치병으로 투병하는 아이들은 반드시 밝은 태양아래서 웃으며 뛰놀 수 있을 것이다.